[2004 여름…중국 스케치] (10) 부동산 시장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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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한국인에게 하나의 콤플렉스 덩어리다.
아파트며 농지며 공장부지 어느 것이라도 한국인을 만나면 곧 미다스의 황금으로 변하고 만다.
해외에서조차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 열기는 넘처난다.
상하이 아파트 투자열기는 벌써 10년은 족히 역사를 갖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잘 차려입은 20,30여명의 중년 부인들이 리무진 전세버스에서 내려 상하이의 고급호텔로 들어서면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부동산 쇼핑열기가 불붙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부터다.
부동산 전문업체들이 서울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상하이로 실어나르면서 시작되는 이 놀라운 쇼핑 대열이 쓸고 지나가면 상하이시 구베이(古北)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어느새 껑충껑충 뛰어올라 곧장 다락 시세를 형성한다.
구베이 지역은 상하이에서도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단지 내 공원마다 파란 잔디가 깔려있고, 주민 외에는 단지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주변엔 까르푸 등 고급 쇼핑가들이 들어서 있어 선진국의 고급주택가를 방불케 한다.
부동산 쇼핑이라고 해서 묻지마 투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너번은 셔틀비행기를 타야 하고 또 서너번은 전문가들을 초빙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어 이 나라 저 나라의 아파트 시세를 비교 검토한 다음 치밀한 답사를 거쳐 드디어 매입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급 호텔에서 열리는 투자 세미나도 장난이 아니다.
저명한 대학교수들이 초빙되고 상하이 발전 계획들이 토론되며 부동산 시세흐름과 각종 투자조건이 검토된다.
어떻든 그렇게 시작되는 투자열기 덕분에 30평 아파트의 시세는 이미 2억2천만원 내지 2억3천만원 정도까지 올라 있다.
작년 한 해 상하이 부동산 시세는 평균 24.5%나 올랐지만 그것은 평균값일 뿐 대표 지역들은 두 배 이상씩 급등했다.
한국인들이 상하이 부동산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면 대만인과 미국계 화교들이 크게 섭섭해하게 된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부동산 투자를 주도하는 세력은 단연 이들 제3의 중국인이고 한국인은 이들의 움직임에 편승ㆍ추종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상하이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형술씨는 말한다.
그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모 부동산 중개 체인의 상하이 지사장이다.
부동산업도 세계로 진출하는 그런 시대가 된 모양이다.
"방 3개짜리 아파트 매매가격이 3억원 정도 나간다. 월 임대료가 2백50만원에서 3백만원이다. 계산이 빤하지 않나. 유학생을 둔 부모들이나 주재원을 둔 기업들이나 모두 임대보다는 매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조건도 좋다.
5년만기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는 연 4.77%다.
매입자금의 70%까지 대출해 준다.
5년 이상은 이자가 5.04%로 다소 높아진다.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거류증이 있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이 다 처리해 준다.
그래서 1개동(棟)을 통째로 사겠다는 투자자도 있다고 앞서의 김형술씨는 말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상하이 부동산 시장도 지금은 절간처럼 적막이 감돈다.
우선 4월의 긴축조치로 아파트 담보대출이 모두 끊어졌다.
한국측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불법 해외송금 조사에 나선 것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해외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은 불법 송금과 연결돼 있다.
국내 은행에 담보조로 거액의 정기예금을 들고 일정 비율을 정해 해외에서 대출받는 일종의 환치기를 통해 자금을 빼돌린다.
입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 실체 파악도 어렵다.
여기에 중국계 은행을 끼워넣어 3각 대출구도로 만들어 놓으면 추적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유학경비까지 이런 방식으로 송금하는 탈법 영업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계 금융기관의 이같은 구체적인 탈법영업 사례들을 기자가 당국에 고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법은 불법이요 변칙은 변칙이다.
중국의 긴축은 바로 그 불법행위들에 대한 일제 조사를 의미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 내 부동산 개발회사의 80%가 5년 내에 퇴출될 것이라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요즈음이다.
정규재 부국장 jkj@hankyung.com
아파트며 농지며 공장부지 어느 것이라도 한국인을 만나면 곧 미다스의 황금으로 변하고 만다.
해외에서조차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 열기는 넘처난다.
상하이 아파트 투자열기는 벌써 10년은 족히 역사를 갖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잘 차려입은 20,30여명의 중년 부인들이 리무진 전세버스에서 내려 상하이의 고급호텔로 들어서면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부동산 쇼핑열기가 불붙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부터다.
부동산 전문업체들이 서울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상하이로 실어나르면서 시작되는 이 놀라운 쇼핑 대열이 쓸고 지나가면 상하이시 구베이(古北)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어느새 껑충껑충 뛰어올라 곧장 다락 시세를 형성한다.
구베이 지역은 상하이에서도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단지 내 공원마다 파란 잔디가 깔려있고, 주민 외에는 단지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주변엔 까르푸 등 고급 쇼핑가들이 들어서 있어 선진국의 고급주택가를 방불케 한다.
부동산 쇼핑이라고 해서 묻지마 투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너번은 셔틀비행기를 타야 하고 또 서너번은 전문가들을 초빙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어 이 나라 저 나라의 아파트 시세를 비교 검토한 다음 치밀한 답사를 거쳐 드디어 매입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급 호텔에서 열리는 투자 세미나도 장난이 아니다.
저명한 대학교수들이 초빙되고 상하이 발전 계획들이 토론되며 부동산 시세흐름과 각종 투자조건이 검토된다.
어떻든 그렇게 시작되는 투자열기 덕분에 30평 아파트의 시세는 이미 2억2천만원 내지 2억3천만원 정도까지 올라 있다.
작년 한 해 상하이 부동산 시세는 평균 24.5%나 올랐지만 그것은 평균값일 뿐 대표 지역들은 두 배 이상씩 급등했다.
한국인들이 상하이 부동산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면 대만인과 미국계 화교들이 크게 섭섭해하게 된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부동산 투자를 주도하는 세력은 단연 이들 제3의 중국인이고 한국인은 이들의 움직임에 편승ㆍ추종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상하이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형술씨는 말한다.
그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모 부동산 중개 체인의 상하이 지사장이다.
부동산업도 세계로 진출하는 그런 시대가 된 모양이다.
"방 3개짜리 아파트 매매가격이 3억원 정도 나간다. 월 임대료가 2백50만원에서 3백만원이다. 계산이 빤하지 않나. 유학생을 둔 부모들이나 주재원을 둔 기업들이나 모두 임대보다는 매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조건도 좋다.
5년만기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는 연 4.77%다.
매입자금의 70%까지 대출해 준다.
5년 이상은 이자가 5.04%로 다소 높아진다.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거류증이 있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이 다 처리해 준다.
그래서 1개동(棟)을 통째로 사겠다는 투자자도 있다고 앞서의 김형술씨는 말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상하이 부동산 시장도 지금은 절간처럼 적막이 감돈다.
우선 4월의 긴축조치로 아파트 담보대출이 모두 끊어졌다.
한국측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불법 해외송금 조사에 나선 것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해외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은 불법 송금과 연결돼 있다.
국내 은행에 담보조로 거액의 정기예금을 들고 일정 비율을 정해 해외에서 대출받는 일종의 환치기를 통해 자금을 빼돌린다.
입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 실체 파악도 어렵다.
여기에 중국계 은행을 끼워넣어 3각 대출구도로 만들어 놓으면 추적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유학경비까지 이런 방식으로 송금하는 탈법 영업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계 금융기관의 이같은 구체적인 탈법영업 사례들을 기자가 당국에 고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법은 불법이요 변칙은 변칙이다.
중국의 긴축은 바로 그 불법행위들에 대한 일제 조사를 의미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 내 부동산 개발회사의 80%가 5년 내에 퇴출될 것이라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요즈음이다.
정규재 부국장 jk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