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합의를 지켜야 한다", "한일의원연맹의 관례를 따랐을 뿐이다"

17대 국회가 의회외교활동 강화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한일의원연맹 지도부구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외교 강화를 위해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의원교류단체 회장은 여야가나눠서 맡기로 하자"고 합의했으나 여야간 세부논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한일의원연맹이 독자적으로 지도부를 구성하고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한일의원연맹은 15일 오전 간사단회의와 총회를 잇따라 열고 새회장에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부회장겸 간사장에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을 선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여야간 협의해서 구성키로 합의해놓고 여당 의원들을 주축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들러리를 서라는것이냐"고 반발하며 이날 총회에 불참했다.

한일의원연맹 관계자는 "연맹은 지난 30여년간 간사단회의에서 지도부를 선출해왔다"면서 "15일까지 일본측에 우리측 명단을 전달하고 향후 교류.협력사업에 대해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지도부 선출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16대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가운데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제외하고 김종필(金鍾泌) 전회장 등 10명이 국회 재진출에 실패, 연맹을 재건하다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혁규(金爀珪) 의원은 "야당측에서 한일의원연맹에 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원이 회장이 된 것은 부당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상생의 정치 차원에서 양당간 잘 협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일의원연맹 지도부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은 김 원내대표, 박희태(朴熺太) 국회 부의장 등 다선 의원들이 배제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일의원연맹 구성을 놓고 의원들간에 논쟁이 인만큼 향후 미.중.러 의원교류창구를 개설하는 데 있어 여야간 혹은 의원들간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김중배기자 bingsoo@yna.co.kr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