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닷바람,깊은 벙커,거친 러프.'

올해로 여덟번째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로열트룬골프클럽의 특징이다.

이 코스는 다른 브리티시오픈 개최코스와 마찬가지로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링크스코스처럼 바람이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고 그 세기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위협적 존재는 깊은 벙커.티잉그라운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이 벙커들은 항아리처럼 깊게 파여 있다.

17번홀 벙커의 경우 키 1백90cm인 어니 엘스가 들어가도 정수리 부분만 겨우 보일 정도다.

볼이 벙커에 빠지면 1∼2타가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링크스코스의 특징인 거친 러프도 코스 난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연상태 그대로 방치된 이 러프에 볼이 빠지면 찾는 것도 어렵지만,찾더라도 치기가 쉽지 않다.

로열트룬GC는 전·후반 코스가 판이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전반나인(파36)은 길이가 3천4백62야드로 짧은 편인데다 가끔 뒷바람이 불어와 비교적 쉽다.

타이거 우즈는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코스 중 가장 쉬운 프런트나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후반나인은 사정이 다르다.

파가 35인데도 길이는 3천7백13야드로 길고 대부분 맞바람이 불어온다.

이 골프장 헤드프로인 브라이언 앤더슨은 "후반나인은 표시된 길이보다 40∼50야드는 더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린 공략도 승부의 관건이다.

바람에 바짝 말라 있어 단단한데다 그린과 페어웨이가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연결돼 있다.

요컨대 어프로치샷을 곧바로 그린에 떨어뜨리면 그린을 오버하기 일쑤이므로 그린 앞에 떨궈야 한다.

로열트룬GC의 간판홀은 그린이 너무 작아(약 12평) '우표 딱지'라는 별명이 붙은 8번홀(1백23야드).길이는 브리티시오픈 개최코스중 가장 짧은 홀이지만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다.

티잉그라운드가 이 코스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솥뚜껑 형태의 그린 주위에는 5개의 항아리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1950년 대회때 독일의 허만 티시는 티샷이 벙커에 들어간 뒤 다섯번의 시도 끝에 탈출했고,12오버파 15타로 홀아웃한 적이 있다.

우즈도 97년 대회 4라운드에서 6타(트리플보기)를 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