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중이지만 이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수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13일 경제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6월 대출은 작년동기 대비 16.7% 증가해 지난 5월의 19%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됐고, 작년 동월대비 총통화(M2) 증가율도 16.2%로 한달 전보다 1.3%포인트 둔화됐다.

이같은 수치는 국영은행들이 철강 등 몇몇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출억제지시를 잘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3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상승하는 등 투자열기를 식히지는 못하고 있다.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정책은 그러나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많은 중소기업들은 은행의 대출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불구, 기업확장에 필요한 대출은 물론 기업유지에 필요한 대출조차 못받아 암시장에서 비싼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경기과열 억제책이 지속될 경우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필요한 요소들까지 질식사할 위험이 있다.

리만 브라더스의 경제분석가인 로버트 서브브라만은 "중국 경제의 발전속도가늦춰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큰 문제는 중국경제를 어떤식으로 연착륙시킬 것이냐"라면서 "중국이 도를 넘는 조치를 할지 아닐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중국 지도자들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대출억제 방침을 완화할 경우 투자를 억제하려는 분야에 돈이 다시 흘러들어갈 것이기때문이다.

특히 문제의 핵심은 중국 경제에 있어서 지방정부가 너무 과도하게 참여하고 있다는데 있다.

중앙정부는 각종 경제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정부 관리들은 아직도국영은행의 지방 지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많은 노동자를 고용할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와 심지어는 장기적으로 전망이 안좋은 분야에까지 대출을 하도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 경기과열의 배후에는 은행 지점장과 지방정부 관리 및 지방 기업인들간의 `유착관계'가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경제분석가 조셉 라우는 "지금까지 중국은 매우 무딘 방식을 사용했다고 볼 수있다"면서 "대출억제를 통해 투자과열을 억제해 왔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처방이 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많은 경제 분석가들은 중국이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10년래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른 조치들을 취해야 할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영실태가 안좋은 국영기업들에 국영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상환부담을 가중시킬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왔다.

이와관련,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5% 이상 오를 경우금리인상을 할수 있다고 시사해 왔는데 2.4분기 소비자 물가는 금주말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