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네. 현장 리포트 시간입니다. 지난 월요일 한국경제TV에서는 SK텔레콤이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 벤처기업에 대해 특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요. SK텔레콤이 최근 이 회사의 콘텐츠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자, 와이더덴닷컴인가요? SK텔레콤이 이 회사 콘텐츠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1> 네. 요즘 SK텔레콤 가입자에게 무작위로 살포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행운권이라는 것인데요. SK텔레콤 가입자라면 이동통신 관련 사이트나 또는 전국에 있는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행운권은 바로 콘텐츠 교환권인데요. 행운권을 받아서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사이트인 네이트에 접속하면 회사에서 지정하는 콘텐츠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는 벨소리, 컬러링, 캐릭터,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데 매월 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달라집니다. 금액으로는 약 7천원 상당입니다.

통상 기업들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행운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보통 추첨이나 아니면 사용 체험기 등 회사에 특정한 정보를 제공했을 때 주어집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행운권의 특징은 이와는 다른데요. 매달 수십만명의 가입자에게 거의 무작위로 살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행운권을 받기 위해서는 몇몇 인기있는 통신관련 사이트의 광고창을 클릭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해 ‘달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올들어 매달 실시돼 왔으니 부지런한 가입자라면 벌써 4만원 이상의 콘텐츠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2> 이 행운권이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와이더덴닷컴 지원과 무슨 관련이 있죠?

기자-2> 네. 이 행운권은 순전히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행운권입니다. SK텔레콤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결국 SK텔레콤은 큰 돈을 들여서 이 콘텐츠를 어디에선가 사서 무료로 제공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와이더덴닷컴이 이 콘텐츠를 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은 행운권이라는 이름으로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대량 매입해 지급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은 ‘체험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역시 비슷한 행사를 매달 해왔는데요. 이때는 약 1만원 정도의 무선인터넷 패키지를 공급해 왔습니다. 이는 일종의 가입자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대신 사주는 콘텐츠 보조금으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역시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비상장기업 ‘와이더덴닷컴’에 대한 우회적인 지원으로도 사용됐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INT 업계 관계자]
“신규 가입이나 기변하면 무료 컨텐츠를 줘요. 여러 개 음악쪽 벨소리나 컬러링이나 패키지가 있기도 하고. 게임도 들어 있기도 하고 캐릭터도 들어 있기도 하고.. 보통 음악쪽이 벨소리나 컬러링이 고객들이 선호해서 많이 들어간다. 전체가 월 100억정도이면 그중에서 음악쪽이 4-50억 이상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 다날도 작년에 한달인가 두달 끼었고 올 초에는 5425도 끼었다. (그러면 와이더덴이 80%이상 독점인가요?) 초기에는 거의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뷰에 나온 ‘5425’나 ‘다날’은 벨소리나 컬러링 등 음악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콘텐츠 서비스에서는 예전까지 국내 1,2위 업체입니다. 체험마케팅에서 행운권으로 이어지는 SK텔레콤의 콘텐츠 공세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는데 이들 1,2 업체가 고작 한두달 공급하는데 그쳤고 와이더덴닷컴이 실상 대부분의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입니다.

앵커-3>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 와이더덴닷컴으로부터 얼마치의 콘텐츠를 매입했고 점유율은 어떻게 되는지 알수 있습니까?

기자-3> 업계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보조금 살포가 한달에 약 50억원 정도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SK텔레콤에겐 작은 금액이지만 영세한 콘텐츠 업계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중 최소 반 이상을 와이더덴닷컴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증언입니다.

체험마케팅과 행운권 매입에 들어가는 비용, 그리고 이중 와이더덴닷컴의 비중 등 구체적인 수치를 얻기 위해서 SK텔레콤, 와이더덴닷컴, 심지어 이들 업체의 경쟁사에까지 다방면으로 접촉을 해봤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얻지 못했습니다. 무엇때문인지 와이더덴닷컴에 관련되서는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자료 제출에 대해서는 일체 응하지 않았습니다.

사정은 와이더덴닷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3일 와이더덴닷컴을 찾아가 구체적인 매출 비중, SK텔레콤과의 거래 관계에 대한 자료 제공을 요구했지만 후일 제시하겠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가 힘들다면 대략적인 매출 구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세운지 3년만인 지난해 와이더덴닷컴은 매출 777억원에 영업이익 111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세웠는데요. 여기에 대한 설명은 ‘우수한 인력’때문이라는 말밖에는 전혀 들을 수 없었습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무선인터넷 콘텐츠 관련 매출은 150억원 정도라는 설명만 있었는데요. SK텔레콤에 대한 매출 비중이 98%인 상태에서 나머지 600억원이 넘는 매출이 과연 SK텔레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것인지를 물었지만 이 역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와이더덴닷컴이 비상장 기업으로서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의 도움 없이 제대로된 취재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는데요. 하지만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눈에 띄게 와이더덴닷컴을 지원해주고 이 때문에 공정 경쟁이 어렵다는 불만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가 서비스 회사에 완전히 종속돼 한번 SK텔레콤 눈밖에 나면 거의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점, 특히 와이더덴닷컴의 경우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회사라는 점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인터뷰는 전혀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앵커-4> SK텔레콤이 막대한 이윤을 바탕으로 해서 그룹 오너가 소유한 회사를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도 문제긴 하지만 그런 혜택을 받은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다면 관련 업계에도 타격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4> 그렇습니다. SK텔레콤이 그룹 오너의 벤처기업을 특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윤리상의 문제에 그칠수 있지만 그런 혜택을 받은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업계를 평정한다는 것은 산업 발전 자체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는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손꼽혀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콘텐츠 관련 매출이 7천840억원인데 이중 통신요금에 해당하는 데이터 통화료를 제외하면 약 3천억원이 정보이용료가 됩니다. 그리고 이중에서 SK텔레콤이 통신서비스 회사로서 받는 수수료를 제외하면 약 1천5백억원에서 2천억원 가량이 순전히 콘텐츠 업체들의 몫이 되는데요. 정확한 매출 비중은 알수 없지만 지난해 와이더덴닷컴이 올린 777억원의 매출을 놓고 봤을 때 최소 3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을 넘게 가지고 있는 SK텔레콤에서 30% 이상을 와이더덴이 차지하고 있으니 다른 콘텐츠 업체로서는 사실 경쟁하기 힘든 형편입니다.

특히 지난 5월 SK텔레콤이 내놓은 MLB의 경우 폐해는 더 심각한대요. 음악콘텐츠의 은행 역할을 하는 MLB를 같은 경쟁자인 와이더덴닷컴에게 관리를 맡겨 일부 대형 콘텐츠 업체들은 주도권을 완전히 잃게 됐습니다. MLB의 경우 복잡한 저작권 문제 등을 대행해준다는 점에서 중소 콘텐츠 업체에는 도움이 되는 면도 있으나 일부 대형 콘텐츠 업체들은 직접 자신이 관리하던 저작권 문제를 모두 경쟁사인 와이더덴닷컴에게 넘기게 돼 향후 음악 저작권을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가 완전히 박탈됐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와이더덴닷컴과 부딪치지 않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방향 전환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업계의 공정 경쟁에도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와이더덴닷컴이 상장도 등록도 되지 않은 비공개기업으로서 여기에 대한 투명한 시장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SK그룹은 지난 2000년에도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에 대한 특혜 지원을 통해서 최태원 회장이 온전하게 그룹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곤 했는데요. 이 역시 SK C&C가 비공개 기업으로 시장 감시로부터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앵커-5> 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각 그룹들의 지주회사 들이 실상 기업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높은데요. 이런 점들은 꼭 시정돼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