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녹색의 형광유전자가 몸에서 빛나는 형질전환 닭을 생산했다.

이에 따라 계란에서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쥐 돼지 물고기 등에 녹색형광유전자(GFP)를 주입해 형질을 전환시킨 적은 있었지만 닭에서 이 유전자를 발현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가톨릭대의대 김태완 교수팀은 건국대 이훈택 교수,축산기술연구소 장원경 박사,충남대 형질전환복제돼지 연구센터 등과 공동으로 녹색 형광단백질이 몸 곳곳에 발현되는 형질전환 닭을 생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문저널인 '생화학 생물물리 연구' 7월호에 실렸으며 '분자 생식과 발달' 8월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동물의 체내에 유전자를 넣을 때 일종의 운반체 역할을 하는 '레트로 바이러스 벡터 시스템'을 자체 개발,GFP를 유정란에 주입했다. 21일 만에 알에서 부화한 닭을 자외선에 노출시킨 결과 부리와 머리 등 여러 신체 부위에서 형광유전자가 발현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금류의 경우 산란부터 부화까지 21일밖에 소요되지 않고 포유류보다 값도 싼 데다 부화한 병아리는 6개월 만에 다시 산란할 수 있으며,계란(난백)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8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유류 젖 등에 비해 특정 단백질을 분리하기가 훨씬 쉬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완 교수는 "그 동안 닭에 외래 유전자를 도입해 성공한 적은 있었지만 형광유전자로 형질전환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계란에서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