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노사 갈등이 이번 주 최대의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11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LG칼텍스정유 노조가 지난 7일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이 오는 14일 LG정유를 포함한 여수권 유화업체와 연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는 화학섬유연맹이 공동 요구안으로 내놓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 ▲ 노동기본권 보장 ▲실노동시간 단축(주5일제) 등이 회사측 입장과 큰 차이를보이고 있어 실제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LG정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국가 경제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치게돼 이 회사의 파업 여부가 올해 유화업계 하투(夏鬪)의 핵으로 떠올랐다.

10.5%의 임금인상과 5조3교대 근무를 요구해온 LG정유 노조는 지난 달 23일 4차교섭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사측과 공식적인 접촉을 갖지 않고 있다.

LG정유 노사는 지난 달 2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오는 13일 최종중재안이 나올 예정이다.
중재안을 거부하면 노조는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LG정유의 파업은 정유사업의 특성상 국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노조로서는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회사측은 "승용차, 버스, 산업용 차량, 철도, 항공기 및 선박 연료유의 약 30%를 공급하고 있어 공장가동이 중단된다면 전국적인 수송 및 물류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LG정유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 수요량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어 공장 가동 중단시 석유화학업체들의 조업 단축이 불가피하다.

LG정유는 국가기간 산업인 만큼 여태까지 파업이 일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지난 해에도 파업을 결의했지만 태업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번 사태가 자사 노조와의 문제 뿐 아니라 화학섬유연맹의 공동 파업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13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할 최종 중재안에 대해 LG정유 노조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