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이사장 김승광·예비역 육군 중장)는 현역 군인과 군무원들이 매월 납부하는 회비(일종의 장기저축)로 운영되는 국방부 산하기관이다.

현역 장성과 영관 장교,군무원 등 15만4백89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창립 20년 만에 총자산 3조9천3백64억원,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해 재계에서 '숨은 실력자'로 통한다.

군인공제회는 1984년 직업군인의 전역 후 생활안정을 위한 목돈마련과 내집마련 자구책 강구차원에서 외자물자 정보센터인 용산무역과 물류저장업을 위한 수영 저장소,잼과 주스를 생산 납품하는 제1식품사업소 등으로 출범했다.

당시 총자산 2백23억원 규모였던 군인공제회는 경기불황 여파 속에서 다양한 건설투자와 인천 문학산터널 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인수합병(M&A) 등에서 잇단 성공 신화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부동산과 M&A에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며,올 3월 말 현재 부동산 개발과 투자 규모는 2조4천5백17억원이다.

서울 광화문의 '경희궁의 아침'에 2천5백억원,여의도 '리첸시아'에 6백억원을 동원하는 등 굵직한 건설사업 중에 공제회 자금이 투입된 사례가 많다.

시행사에 돈만 대고 높은 이윤을 얻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동원해 외환위기 이후 호황을 탄 건설업 분야로 뛰어들어 높은 수익을 올린 군인공제회는 2001년 여신전문 금융업체인 중부리스금융(주)과 부동산신탁 업체인 대한토지신탁(주)을,2002년에는 경남리스금융(주)을, 2003년에는 금호타이어를 각각 인수하는 등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지난달 창간된 국내 최초의 만화 무가지 '데일리줌'(Daily Zoom)에 자회사인 공우ENC를 통해 지분 50.1%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공제회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15만여명의 회원이 매월 납부하는 회비(현찰) 때문이다. 회원 가운데 91% 이상을 차지하는 부사관 이상 군인과 군무원들은 매월 월급에서 1인당 평균 28만원을 납부한다.

계열사로는 보험업체인 용산대행,전투화·군복 생산업체인 대양산업,정보화시스템회사인 군인공제회C&C,시설관리업체인 공우ENC 등이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