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장려금 제도가 올해 하반기에만 4종이 신설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자금지원이 봇물처럼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고용촉진을 위해 올해 1천5백여억원의 예산을 편성,고령자 장기구직자 중장년훈련수료자 여성 등을 고용하는 기업에 분기당 15만원에서 월 60만원까지 다양한 채용장려금을 이미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지원책만으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데 역부족이라고 판단,고용보험기금을 더 동원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 하반기 중 새로 도입키로 한 채용장려금 제도는 전문인력확보지원금,청년실업자채용장려금,고용환경개선지원금,업종전환지원금 등 4종으로 지원금액이 1인당 연 7백20만∼1천4백40만원에 이른다.

○거액 지원으로 도덕적 해이 유발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신설되는 채용장려금 재원을 고용보험기금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1인당 지원금액이 너무 많아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보다는 정부 보조금에 기대려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예컨대 현행 채용장려금 제도를 적용받아 중소기업이 50세 이상 고령자를 신규 고용할 경우 1인당 3백60만원(월 30만원)을 받지만 오는 10월부터 도입되는 '전문인력확보 지원금'을 적용받으면 1인당 1천4백40만원(월 1백20만원)을 받는다.

한 명을 추가로 고용할 때 받을 수 있는 돈이 4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채용장려금이 이처럼 늘어나면 기업들이 친인척이나 친지 등을 편법으로 고용해서라도 돈을 받으려는 유혹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

고용보험기금은 7조4천여억원 정도가 적립돼 있으나 채용장려금 제도가 본격 도입될 경우 돈이 급속히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예산은 이미 짜여져 있기 때문에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가 편법으로 고용보험기금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올 하반기 중 신설되는 4종의 채용장려금 제도는 지원금액이 1인당 7백20만∼1천4백40만원에 달해 기존 제도에 비해 재원 부담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새로 시행되는 4종의 제도를 통해 80만 실업자의 절반인 40만명이 고용될 경우 2조8천8백억∼5조7천6백억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발성 효과에 그칠 수도

정부는 채용장려금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채용장려금이 한시적(1년이내)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단발성 효과밖에 기대할 것이 없고 절차와 적용기준도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단기 고용증대 효과를 겨냥한 제도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며 "여러가지 제도적인 한계와 현실적인 걸림돌들로 인해 기대한 만큼 활성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채용장려금 지급 기준을 엄격하게 정하고 기업들의 중복 신청을 철저히 막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행정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등 제도를 정착시키기까지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