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이월.재고 상품을 정상가보다 절반 이상 싸게 파는 아울렛(outlet)이 인기다.

불황으로 합리적인 구매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아울렛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대형 아울렛 매장의 경우 주말에 매장을 찾는 사람이 2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붐빈다.

아울렛은 원래 "판로"라는 뜻으로 80년대초 미국에서 재고 상품을 싸게 파는 전문점을 "아울렛 스토어"라고 부르면서 이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아울렛에선 대개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의류나 핸드백 지갑 등 패션소품을 정상가보다 50∼7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값이 싼 이유는 제철 상품이 아닌데다 매장이용 수수료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의류 업체가 백화점에서 물건을 팔면 보통 판매대금의 35∼40%를 수수료로 백화점에 줘야 하지만 아울렛 매장에선 20% 안팎으로 백화점의 절반 수준이다.

이월·재고상품이 주 품목이기 때문에 올해 갓 나온 신상품은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아울렛에 내놓을 목적으로 저렴하게 제작하는 아울렛 자체브랜드(PB) 상품도 많다.

이처럼 소위 '땡처리' 상품과는 격이 다른 질 좋은 이월상품과 기획 신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이 아울렛의 매력이다.

특히 2001아울렛이나 세이브존 같은 대형 아울렛은 백화점식 매장구성에 할인점식 가격정책으로 실속파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패션 매장은 물론 문화관,이벤트홀,놀이방,레스토랑,식품관,생활용품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국내 아울렛의 효시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라고 할 수 있다.

서울 변두리 지역이었던 이곳은 90년대 초반부터 상가 건물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패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문정동의 성공적인 변신은 창동 건대입구 구로동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아울렛 스트리트' '아울렛 타운' 등으로 불리며 새로운 쇼핑장소로 각광받게 됐다.

자연발생적으로 성장한 이들 아울렛의 성공을 보고 2000년대 들어 교외지역을 중심으로 대단위 쇼핑센터 개발이 붐을 이루게 됐고 현재 경기도 일산 영통 죽전 평택 등 수도권은 물론 광역상권과 주요 거점 도시로까지 아울렛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아울렛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과포화에 따른 경쟁 심화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산재한 크고 작은 아울렛을 모두 합치면 약 1백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패션·의류 업체나 전문 유통업체는 물론 단순 분양을 통해 개발이익을 노리는 건설사,부동산 개발업체들까지 너나없이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개점휴업 상태의 아울렛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전에 치밀한 시장조사나 차별화 전략 없이 부동산 수익만을 바라고 아울렛타운 사업에 뛰어든다면 유명 브랜드 유치나 이월상품 확보를 제대로 못해 망하기 쉽다"며 "향후 아울렛은 철저한 상권 분석과 브랜드 유치력에 입각해 복합화·대형화된 쇼핑 공간으로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