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라크 주권이양 효과'로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8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물은 지난주말 대비 배럴당 1.31달러(3.5%) 떨어진 36.2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WTI 종가는 지난 4월21일(35.73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도 1.27달러(3.5%) 하락한 3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 및 휘발유 가격도 동반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권이양으로 이라크 내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유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컨설팅회사 카메론하노버의 피터 부텔 사장은 "주권이양은 유가안정에 영향을 주는 큰 뉴스"라며 "원유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소재 월드마켓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사이몬 워델은 "주권이양으로 이라크 원유시설에 대한 테러집단의 공격이 주춤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에 얹혀진 보안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주권이양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피맷USA의 브로커인 마이클 피츠패트릭은 "주권이양에도 불구하고 무장단체의 공격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러여파로 원유수출이 중단됐던 이라크 남부 바스라항 터미널 등이 복구를 끝내고 지난 주말부터 정상화된 것도 유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노르웨이 석유노동자 파업사태 해결,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도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최근 들어 투기세력들이 고유가 베팅을 자제하면서 시장의 수급불안감도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의 지난주 롱(매수) 포지션은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