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재포커스, 오늘은 최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고가 자동차 시장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국승한 기자 자리 함께 했습니다. 최근 국내에 7억원이 넘는 초호화 세단이 소개됐지요?

<<기자>>그렇습니다. 지난 16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초호화 세단인 마이바흐가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이바흐는 1920-30년대를 풍미했던 자동차 디자이너 칼 마이바흐의 최고급 모델 '제플린 DS 8'의 혈통을 잇는 모델로, 2002 제네바 모터쇼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였습니다.

전용 스튜디오인 독일 마이바흐 센터에서 제작되며 일일 제조대수가 3대, 연간 제조대수가 1천대에 불과합니다.

기본형인 `57'(5.73m)과 `62'(6.17m) 두 종류로, 6단 오토매틱과 550마력의 12기통 바이터보엔진을 탑재해,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5.2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는다.

또한 탑승객의 안전을 고려해 고강성 차체와 10개의 에어백이 설치돼 있고 뒷좌석에는 600W 출력의 오디오시스템을 비롯해 DVD플레이어, TV수신기, 위성전화 등 각종 초호화 편의장치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가격은 `57'이 6억원, `62'가 7억2천만원 입니다.

BMW그룹의 롤스로이스도 '팬텀'을 선보입니다.
롤스로이스 국내 딜러인 HBC코오롱은 최근 강남 청담동에 이미 전시장을 오픈했으며 다음달 1일 프리미엄급 명차 `팬텀'을 공식 출시합니다.

마이바흐 57과 62의 중간크기로 V12 6.7, 453마력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240㎞를 자랑하며 가격은 6억5천만원 입니다.

HBC코오롱은 롤스로이스 판매를 위해 `롤스로이스 모터 카스 서울'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올해 10-15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BMW는 장기적으로 소형급 고급차 브랜드인 `미니'의 국내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앵커>>네, 그런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전용차를 벤츠 `마이바흐 62'로 바꾼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8일 코엑스 주차장에서 이건희 회장의 마이바흐가 경미한 접촉사고를 당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는데요, 이에 앞서 모 제과업체 오너로 알려진 또 다른 마이바흐 주인도 지난 1월 국산 승용차에 추돌 사고를 당하면서 신원이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2대의 마이바흐가 메르세데스에서 공식 수입하기 이전에 국내에 들어와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마이바흐로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16일 출시이후 사흘만에 6대가 팔렸다는 것 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보 마울 사장은 "한국 럭셔리카 시장이 잠재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마이바흐 진출을 결심했으며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판매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물론 돈많은 일부 사람들만이 사는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수 자동차 판매는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고가 수입자동차는 꾸준히 팔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 5월까지의 내수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5.6%가 감소했습니다.

세단급으로 불리는 2000cc 이상은 13.6%나 판매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올들어 5월까지 수입자동차의 누적 등록대수는 총 8천525대로 작년 동기(7천819대) 대비 9.0% 증가했습니다.

특히 5천만원 이상의 자동차는 지난해보다 24%, 1억원이 넘는 고가 승용차는 12%나 판매가 늘어났습니다.

국내 수입차중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BMW의 경우, 차량 가격이 2억 3700만원인 760Li가 41%, 1억 4400만원인 745i가 107%, 1억 1300만원인 730Li는 무려 7900% 증가했습니다.

스포차카의 대명사로 알려진 포르쉐도 5월까지 판매가 38% 늘어난 36대로, 올해안에 100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한 SUV 랜드로버도 5월까지 128대가 팔려 30.6% 증가했습니다.

성능이나 편의성이 탁월한 고가-즉 럭셔리 프리미엄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포르쉐는 하반기 8억원대를 호가하는 카레라 GT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고, 페라리도 하반기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1억9천200만원대)를 국내에 판매키로 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하반기에 1억원을 웃도는 E55 AMG 판매를 시작하고, BMW는 지난 10일 발표한 645Ci(1억 5900만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우디는 다음달 최고급 하이테크 럭셔리 세단인 A8 4.2 콰트로 롱휠 베이스
(1억6천690만원)를, 재규어는 10월중 재규어 차종 최고가인 XJ리무진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앵커>>그냥 사치품목으로 치부하고 지나쳐버릴 문제가 아닌 듯 한데요, 이에대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한마디로 애써 외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한 고가 시장에 알맞는 차량을 개발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항변입니다.

물론 몇 십년의 업력과 기술개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외국의 유명 브랜드들이 내놓는 이런 럭셔리 자동차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 낼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차량이 미국시장 소비자들에게 조금씩 품질로 어필하고 있는 이때부터,
프리미엄 마켓 공략을 위한 기술개발과 체계적인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먼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명성을 얻었던 일본의 예를 살펴보죠.

중저가 브랜드로 인식되었던 토요타나 닛산이 렉서스와 인피니티 라는 새로운 제품브랜드를 탄생시키면서 고가 자동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반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여타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즉 기술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와 함께 고가 시장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10년뒤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 입니다.

국승한기자 shk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