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46
수정2006.04.02 05:48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를 납치했던 이라크 무장세력은 22일(현지시간) 진행된 석방교섭에서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파병 철회와 관련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가 이것이 수용되지 않자 김씨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현지의 정통한 소식통은 "김씨를 납치하고 있던 단체가 22일 진행된 석방교섭 과정에서 교섭 시작을 위한 모종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돈 문제가 아니라 납치범들이 당초 알 자지라 TV에서 제시했던 파병과 관련된 조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납치범들은 당초부터 돈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정치적 조직이었으며, 김씨의 석방교섭을 위한 예비조건으로도 돈 문제가 아니라 파병 철회에 관한 언급을 하면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조건은 한국 정부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었으며,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사관 핵심 관계자는 22일 저녁(현지시간ㆍ한국시간 23일 새벽 1시)께 석방교섭 전망을 묻는 질문에 "매우 나쁜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김씨를 납치한 단체는 일반적인 저항세력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전문적인 조직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금전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당초 알 자지라 방송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정치적 목적과 관련된 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납치단체는 22일 제3자가 개인된 가운데 진행된 교섭에서 파병 철회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해야 석방 협상에 임할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요구조건은 한국 정부로서는 수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납치단체는 22일 오후 7시(현지시간)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은 외교부에서 공식 발표가 나오는대로 대사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