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3대 악재(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고유가)와 공급 과잉으로 인한 IT수요의 둔화가 삼성전자 등 IT `대장주'의 앞 길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가운데 오는 3.4분기 반도체 가격의 회복과 휴대전화 수요의 증가세로 주가가 바닥을 탈출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IT 수요 둔화..투자의견 `중립' 현대증권은 22일 PC 산업의 고성장세 둔화, 반도체업체의 증산에 따른 공급 초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하락세 전환 등 3가지 우려를 들어 IT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여기에는 대외 악재가 IT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도 감안됐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감세 효과, 번호 이동성제도, 무선사업자의 적극적인 보조금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올 상반기 PC와 휴대전화수요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에는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작년 하반기 27%에 달했던 세계 휴대전화 출하 증가율이 올 상반기에는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핀란드업체 노키아의 공격적인 휴대전화 단가인하가 삼성전자 등 세계 휴대전화 업체의 마진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요의 핵심인 세계 PC 출하량(전년 대비 증가율)도 2003년 12%, 2004년14%의 고성장세에서 2005년 이후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져 D램 업체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계절적 PC 성수기인 오는 3.4분기 수요 증가로 D램 가격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강도는 낙관하지 못한다"며 "수급상 공급 초과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경제 변수가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전반적인 IT 수요 증가에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이에 따라 IT주의 적정주가를 삼성전자는 79만원에서 55만원으로, LG전자는 8만1천원에서 5만9천원으로, 삼성SDI는 21만원으로 15만원으로 일제히 낮췄다. ◆IT주 바닥 탈출 가능 우리증권은 IT주의 대표 주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7~8월중에 바닥을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23일 63만7천원을 고점으로 이달 21일까지 2개월여만에 30%가 폭락했다. 이같은 주가 폭락은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D램, 휴대전화, 낸드 플래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 4개 주력 사업의 업황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다. 우리증권은 이같은 우려를 완화시키는 신호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D램과 낸드 플래시가 7월 이후 성수기에 진입하는데다 아직 미세화 공정을 추진중인 독일업체 인피니언의 생산 문제로 수급 균형에는 큰 문제가 없어 3.4분기에는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전화의 경우 노키아의 가격 인하 전략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일부 제품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2.4분기에 저조했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영업 마진율은 고급 기종이 유럽에 대대적으로 출시되는 3.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증권 최석포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7~8월중에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 탈출은 가능하다"며 "이에 힘입어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우량 IT주의 주가 회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도 D램 가격이 3.4분기부터 PC 수요 증가로 강세를 보이면서 4.4분기 초까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다양한 제품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D램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하이닉스를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황정우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