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떼강도가 22일간 거의 매일 새벽에 혼자 다니는 부녀자를 납치,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26.무직.주거부정)씨 등 4명은 지난달 21일 오전 4시께 부산시 남구 대연동 모 고교 뒷길에서 집을 나서는 김모(23.여)씨를 폭행한 뒤 차에 태워 3시간 가량 시내를 돌아다니며 현금 30여만원을 빼앗는 등 같은 수법으로 지난 11일까지 모두 19차례에 걸쳐 부녀자를 납치, 강도행각을 벌였다. 이로써 이씨 등은 22일간 19차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 등은 또 신고를 막기 위해 김씨 등 3명을 시내 야산 중턱에서 집단 성폭행했고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경찰에 신고할 경우 땅에 묻어버리겠다"고 위협한 뒤 최장 6시간만에 풀어줬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이 기간에 빼앗은 금품도 모두 1억2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15일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들은 지난 98년 같은 범죄로 수감됐다가 지난해 중순 잇따라 출소한 뒤 지난 4월께 부산진구 모 커피숍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당초 11명의 부녀자를 납치, 2천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았다고 자백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추궁과 피해자들의 추가 신고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이씨 등이 범행에 이용한 아반떼 승용차의 끝자리 번호 2개를 목격자들로부터 확인함에 따라 해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주로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새벽 1시부터 4시 30분 사이에 외딴 골목길을 혼자 다니는 부녀자만을 골라 범행을 저지른 만큼 가급적이면 일찍 귀가하고 불가피하게 취약시간대에 다녀야 할 경우에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범죄예방을 위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