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거원시스템 등 대형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주요 부품인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락에도 판매가를 전혀 낮추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17일 반도체 가격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닷컴에 따르면 플래시메모리의 유통가(1기가 기준)는 지난해 10월 말 34.7달러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지속,이달 16일 현재 16.4달러로 절반을 밑돌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음악파일을 저장하는 기억장치로 MP3플레이어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국내 최대업체인 레인콤은 지난해 3월 2백56메가급인 '아이리버 iFP-500'을 27만원대에 출시한 뒤 지난달 같은 용량의 제품을 'iFP-700'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히려 가격을 29만원대로 올렸다. 거원시스템도 지난해 12월 2백56메가급 '아이오디오4'를 25만원대에 출시한 이래 7개월째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레인콤 관계자는 "신제품이 메모리 용량은 같더라도 세부적인 기능과 디자인이 향상됐기 때문에 과거 제품과 그대로 비교되는 것은 무리"라며 "또 대량구매계약 탓에 메모리 현물가가 바로 반영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유통사인 W사 관계자는 "유통사들은 작년 말에 비해 50% 이상 낮은 가격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MP3플레이어 제품가격은 아직도 변화가 없는 등 가격체계가 심하게 왜곡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임상택·문혜정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