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골프와 '경영'] 고객의식과 주인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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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골프장 CEO를 만나 보면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있다.
회원들의 요구사항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원권 가격이 수억원씩하는 신설 골프장의 경우에는 특별 서비스를 해 달라는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프장은 고도의 인적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고객만족을 위해 꾸준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일방적인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이럴때 서비스 받는 고객에게 주인의 역할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마이다스밸리GC는 네명중 한 명에게 에티켓 리더의 칭호를 부여하고 있다.
캐디백에 에티켓 리더라는 리본까지 달아준다.
'오늘은 손님께서 에티켓 리더이십니다. 진행이나 매너 등을 잘 유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에티켓 리더는 회원이거나 구력이 오래된 사람에게 맡기면 된다.
이렇게 하면 에티켓 리더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팀을 이끌게 된다.
2003년 제46회 코오롱한국오픈선수권대회는 천안에 있는 우정힐스CC에서 개최됐다.
명실상부한 권위를 지닌 내셔널 타이틀 대회를 진행하면서 회원들은 이 대회를 위해 1주일의 시간을 비워줬고 대회 기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우정힐스는 대회가 끝난 후 똑같은 코스조건을 유지해 회원들에게 서비스했다.
존 데일리 등 쟁쟁한 프로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한 회원의 말을 들어보니 한마디로 '자긍심'과 '주인의식'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회원은 은퇴한 후 무보수 직원이 되고 싶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무언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일을 맡기는 것이 좋다.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일일 사장 체험을 시키거나 주니어 보드를 통해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에게 일일 지점장,홍보대사 등의 임무를 맡기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까다로운 고객,비판적인 고객,그리고 아웃사이더 같은 고객에게는 주인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면 부정적 태도가 긍정적 태도로 바뀌게 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서비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새로운 해결책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