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여행가이자 문명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권삼윤씨가 「성서의 땅으로 가다」(북폴리오刊)를 펴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서아시아 지역의 문화유산과 유적지를 샅샅이 훑어보며성서속에서 펼쳐진 이스라엘 민족과 아랍 민족간의 역사적 갈등과 반목의 드라마를문명비평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역사 기행서다. 저자는 이른바 `모세 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무대가 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페르시아 일대를 집중적으로 답사했다. 지금의 이라크와 이란, 요르단, 시리아, 이스라엘, 이집트 등으로 이곳에 산재한 유적을 둘러보며 인간의 조건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정든 고향을 등지고 미지의 땅으로 떠나야 하는 아브라함의 결단과 여정이 역사적 증거자료와 함께 펼쳐진다. 또 모세의 출애굽 경로와 모세가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전해 받은 시나이 산에 얽힌 성서의 고사와 에피소드가 다채롭게 그려진다. 저자는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해결할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유대인이나 아랍인이나 모두 계약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기브 앤 테이크방식으로 대타협을 이루면 평화의 길이 뚫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100여컷의 사진들이 실려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288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