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Hubbard) 주한 미 대사가 1일 서울대 법대에서 법대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가졌다. `한.미 관계의 재조명'을 주제로 법대 서암홀에서 오후 3시40분부터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허바드 대사는 자신이 처음 한국에 부임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미 양국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허바드 대사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강연하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과 미국은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 인권 등 여러가지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과거부터 이어져온 동맹을 미래에도 공고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한.미관계의 재조명'이었으나 강연에 참석한 서울대 교수들은 한.미 관계 외에 미국의 이라크 포로 학대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허바드 대사를 당혹스럽게 했다. 조국 교수는 "이라크에서 불거진 포로 학대 문제로 미국이 그간 강조해온 민주주의와 자유의 원칙이 오명을 썼다"며 "한국이 이라크 파병을 앞둔 상황에서 훼손된도덕적 권위를 어떻게 회복하겠냐"고 허바드 대사에게 질문했다. 양현아 교수도 "미군의 이라크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여러가지 국제 협정을 위반한 `전쟁범죄'가 아니냐"며 미국 정부의 입장 설명을 요구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 같은 교수들의 질문에 대해 이라크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해매우 수치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 미 신속기동여단 스트라이커 부대가 훈련 중인 사격장에서 시위를벌인 혐의로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신의철 법대 학생회장은 대사에게 "이라크전이제 2의 베트남전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에 대해 "이라크 전쟁은 공산정권 대 민주정권의 선명한 대결구도를 나타낸 베트남전과 다른 점이 많다"며 "결국은 수십년간 독재 치하에서 신음한 이라크에 자유와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총학생회 소속 60여명은 오후 3시부터 법대 입구에서 `Stop Killing People' 등이 적힌 피켓과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 등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