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장비·재료를 만드는 코스닥기업에 대한 '경고 사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LCD 업황이 절정기에 도달한 만큼 이들 업체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그 배경이다. 관련 업체는 주성엔지니어탑엔지니어링 LG마이크론 등이다. 이들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초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들이 최근 LCD 장비·재료 업체의 지분율을 줄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낌새'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맥 못추는 주가 코스닥지수가 최근 반등세를 보였음에도 LCD 장비·재료 업체들은 저항선을 뚫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17일 고점 대비 44.3% 하락한 8천6백30원을 나타냈다가 19일까지 이틀간 17.36% 올랐다. 하지만 더 이상 반등하지 못하고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31일 주가는 19일 대비 4% 하락한 1만1백원에 장을 마쳤다. 네패스도 바닥을 치는듯 했으나 31일 다시 4.9% 떨어졌다. 반등을 시도했던 탑엔지니어링 LG마이크론 동진쎄미켐 등도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지 못했다. LCD 장비·재료 업체의 외국인 지분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5월 초 17.04%에서 10.77%로 6%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다른 기업들도 동반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너무 좋았다 증권업계에선 LCD 업황이 성장세 둔화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D 관련주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좋지만 1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수급기반이 악화돼 반등 모멘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과 장비발주 지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향후 LCD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비발주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택적 투자 필요 LCD 관련주 주가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추가 모멘텀이 없는 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현대증권 전진오 스몰캡(중소기업)팀장은 "LCD에 대한 투자가 내년까지 계속 이뤄지는 만큼 수혜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설비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감 해소 여부나 사업 다각화,수출 등 업체별 경영여건을 감안한 선택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