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장 美군용헬機 엔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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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점장이 미군의 최신 전투헬기 엔진 거래까지 손을 뻗치다 덜미를 잡혔다.
대상물건은 영화 '블랙호크다운'으로 유명한 UH-60(일명 블랙호크) 헬기의 엔진.
30일 검찰에 따르면 범인인 손모씨(44ㆍ모 증권사 서울 삼성동 지점장)는 지난 2001년 10월께 평소 알고 지내던 무기 중개상 박모씨로부터 입수한 무기거래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국제 무기암거래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미제 헬기엔진을 중국에 팔아 넘기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라크, 북한 등과 함께 미국 군수품을 직접 납품할 수 없는 '수출금지국'인 점이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설사 제3국을 경유해서 미군 군수품을 구입한다 하더라도 중국 등 수출금지국에 해당 무기를 넘기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양도금지 확약서'에 구매국 정부 관계자가 서명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돌파구를 찾던 손씨는 인터넷을 뒤져 말레이시아의 육군 장성 O씨의 이름을 알아낸 다음 이 장군의 서명을 위조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놀랍게도 손씨가 위조한 서명에 대해 블랙호크 제작사인 H사는 별다른 검증없이 헬기엔진 두개를 판매했다.
손씨는 이 엔진 2개를 중국 무기거래상에게 2백20만달러에 넘겨 그 중 1억6천만원의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손씨는 이처럼 손쉽게 범행에 성공하자 최근에 또다시 국내 국방부 조달본부 소속 모 사무관의 서명을 위조, 이전과 같은 수수법으로 헬기 엔진 2개를 중국에 팔아 넘기려다 국제 테러범 추적을 전담하는 미국의 국토안보부의 수사망에 걸렸고, 미국측의 제보로 우리 검찰에 체포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