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개발한 우수제품은 정부가 직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 "국내 기업은 외국기업에 비해 국내에서 사업하기가 불리하다. 이런 역차별을 해소시켜 달라." 28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열린우리당과 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벤처기업인들의 요구사항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벤처기업협회 회장단은 내수침체로 경영난에 처한 벤처기업들을 대변, 새국회 출범을 앞두고 벤처기업들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에게 불공정한 정부구매제도개선과 판로확대책 마련 등 갖가지 건의를 쏟아냈다. 이금룡 이니시스 대표는 "정부 등 공공기관이 벤처기업에서 개발한 우수제품을 대기업을 통해 납품받고 있어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경쟁력있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탄생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의 우수제품을 직구매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국내 벤처기업은 외국기업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외국기업과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혜택을 주는 것보다 좋은 기업환경을 만들면 외국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몰려올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는 "벤처기업이 대기업 공공기관과 공정경쟁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며 "기술력과 제품력을 평가해 구매하는 공정거래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터보테크 대표)은 "이젠 벤처기업들도 옥석이 가려진 상황"이라며 "인케(INKEㆍ한민족 글로벌 벤처네트워크) 등 민간조직을 통한 글로벌 벤처기업 육성과 기업 인수합병 활성화, 기술금융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날 행사에 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안병엽 제3정조위원장은 "공기업이나 대기업의 잘못된 하도급 관행 때문에 벤처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책을 입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