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정책 대기업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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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중국의 산업정책이 대기업 육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기업에 중소규모 기업들을 통폐합해 흡수시키고,공급 과잉 조짐을 보이는 업종에선 영세 기업들의 대출을 중단해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대기업을 키워 중복 투자 방지와 글로벌 기업 육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중국은 이같은 전략을 통해 2015년까지 글로벌 5백대 기업에 중국기업이 50개 이상 들어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있다.
◆큰 회사에 몰아준다=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27일 철강업계 4위인 우한철강의 증자 계획안은 승인해주고 22위 홍싱철강의 전환사채 발행안은 거부했다.
철강은 중국 정부가 과열 투자를 엄금하는 1순위 업종이다.
그러나 우한은 이번 증자를 통해 90억위안(약 1조3천5백억원)을 조달해 신규 투자에 나선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형 자동차 그룹 육성'을 원칙으로 한 중국 자동차 산업 개혁안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작성한 이 초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장 점유율이 15% 이상인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키워 자동차 그룹을 만들 계획이다.
차 산업에 신규 진입하려는 회사는 최소 20억위안(약 3천억원)을 투자해야 하고,특히 연구개발(R&D)에 적어도 5억위안(약 7백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
가전에서도 중국 정부는 중국 최대 TV업체인 TCL그룹을 키워주고 나머지 회사들은 하나로 통합해 투톱 체제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형사인 창웨이·캉자·창훙을 합쳐 한 그룹으로 만들고 여기에 중소 TV업체 2∼3개를 흡수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배경과 영향=중국 정보산업부 관계자는 "중국 전자·IT 1백대 기업이 지난해 올린 매출 총액은 8백25억달러로 IBM의 8백91억달러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를 못 거두는 영세 기업의 난립과 중복 투자는 중국 정부의 최대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고정자산투자가 과열 지경인데도 매출 기준 글로벌 5백대 기업에 들어가는 기업은 11개 정도에 그친다.
포스코차이나 관계자는 "중국의 철강공장은 3천개가 넘지만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연간 5백만t 이상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은 10여개"라며 "이번 긴축을 통해 군소공장들을 대형사로 흡수 합병하는 식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정책 방향이 외국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시장 개방 의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당초 자동차 산업 개혁을 통해 2010년까지 중국에서 팔리는 차의 절반을 현지 업체가 생산하도록 할 방침이었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개혁 초안에는 이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정지영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