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고문과 학대로 전세계적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코소보에 주둔한 독일군이 고문에 연루됐다는 소문이나돌아 국방부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일간 빌트는 "독일군도 포함된 코소보 평화유지군(KFOR)들의 고문 장면을 찍은사진들이 KFOR 내에서 유통 중이라는 소문이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인터넷판에 미리 올린 27일자 호에서 밝혔다. 빌트에 이어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이 사진들은 1999년독일군이 나토(북대서양조약구)군의 일원으로 코소보에 파병된 초기에 수 주일 동안관리를 맡았던 옛 유고연방 교도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는 지난 25일 이 사진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사진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진 KFOR 출신 예비역 하사관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고 FAZ는 밝혔다. 이러한 보도 내용이 26일 미리 알려지자 노르베르트 비허 국방부 대변인은 조사사실을 시인하면서 국방부는 문제의 사진을 보거나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까지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군의 고문 가담 소문은 사실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국방부 관계자는 "자신이 이 사진을 갖고 있다는 사람이 최근 국방부와 언론사들에 전화로 제보했다"면서 "그러나 이 제보자를 심문한 결과 자신이 아닌 다른사람이 사진을 갖고 있다며 말을 번복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빌트의 자매지인 일간 디 벨트는 "KFOR 출신 전직 군인으로 알려진이 제보자가 실수로 컴퓨터 하드에서 사진을 지워, 지금은 사진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또 국방부 직원과의 대화에서 자신은 이 사진들을 가짜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디 벨트는 덧붙였다. 한편 여야 정치인들과 국방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보면 독일군의 고문 가담과 이를 찍은 사진에 대한 소문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해 공개할 것을 국방부에 촉구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비롯한 독일 지도자들은 최근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고문 사실을 비판하면서 "독일군은 철저한 교육을 받고 있어 그런 일을 저지른다는것을 상상할 수도 없다"고 자신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