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인 일상사를 소재로 한 만화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블랙제리 스토리'(www.blackjelly.net)가 대표적이다.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웃음을 자아내기보다는 너무나 일상적인 일들을 다루면서도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렇지'라고 공감하게 만든다. 홈페이지에는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과 상황들이 지극히 나를 닮은 혹은 내 친구를 닮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캔찬 조자르 바주 블랙젤리 등 4명의 친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기 형식의 웹카툰이다. 이 웹카툰은 만화작가 金.C(본명 김창한)씨가 지난해 6월 개설했다. 우정 사랑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폭소나 눈물보다는 작은 미소와 따뜻함을 전해주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예컨대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을 때 고민 고민하다 '둘 다 가질래'라는 황당한 결론을 내리면서 '어려운 선택은 강요하지 말아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집에 불을 켜고 들어갈 때 '누군가 불을 밝히고 기다리고 있었으면…' 하는 누구나 꿈꾸는 소박한 소망도 담고 있다. 빼빼로데이 때 남자친구가 없는 바주에게 용돈을 털어 빼빼로를 배달시키는 친구들의 감동 어린 행동을 통해 '아! 우정은 이런 거구나. 삶은 이래서 따뜻한 거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작가 金.C의 진솔한 삶이 묻어나는 카툰이 입소문 나면서 15만명의 고정 팬이 생겼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카툰 작가 김씨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코너와 팬들이 올리는 사연을 카툰으로 만들어 주는 코너도 있다. 짬짬히 올리는 플래시 게임과 동영상도 즐길거리다. 김씨는 "바쁜 삶 때문에 잊기 쉬운 일상의 작은 얘기들을 전달해주고 싶었다"며 "카툰이 생활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