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심각한 노사 갈등을 빚어온 영창악기 노사가 지난 25일 임금 동결에 전격적으로 합의, 재계와 노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월 삼익악기에 인수된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측과 마찰을 빚어 왔다. 노조는 4월 중순부터 태업을 시작,이달 10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사측도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장기 불황 속에서 대립을 계속하면 공멸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사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에 이른 것이다. 노조의 임금 동결 동의에 사측은 3백20여명 직원들에 대해 향후 2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화답했다. 일방적인 구조조정 대신 근무조건이나 퇴직금 문제에 대해서도 노조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피아노시장 선두 업체인 영창악기는 파업과 직장폐쇄의 여파로 월 1천∼1천2백대에 달하던 피아노 출하량이 2백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일선 대리점에서는 물건을 받지 못해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국내 악기 시장은 지속적인 침체 일변도를 걷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도 증가한 상태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노조가 일단 지난 18일 조업에 복귀했고 사측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한 끝에 '임금 동결'이라는 노사 대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