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경제부 장관의 일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고건 총리의 사임으로 기존 부총리 업무 외에 '총리 직무대행' 역할도 겸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가 총리 업무를 대신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첫 재경부 장관으로 있던 2000년 5월 박태준 당시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파문으로 물러나자 후임 이한동 총리가 지명될 때까지 선임 장관(당시는 경제부총리가 없었음)으로서 총리 역할을 수행했다. 재경부 장관과 총리 대행을 모두 '재수'하는 셈이다. 새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이 부총리의 업무량 폭주가 불가피한 상황. 재경부는 "이 부총리가 총리 집무실(세종로청사)이 아닌 과천청사에서 평소처럼 업무를 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부총리 업무보다 총리대행 직무가 우선이므로 세종로청사에 머물 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일정만도 눈코 뜰새 없는 판에 총리 주재 회의나 행사 등의 스케줄이 추가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걱정했다. 이 부총리는 25일에도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오후 3시부터는 노무현 대통령과 재벌총수 회동에 배석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 이북'에서 보냈다. 의전상으로도 별 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 부총리 본인이 '총리용' 의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과거 총리 대행 때도 의전상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