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00만배럴 增産 공식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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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해 원유증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OPEC의 수장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주말 암스테르담에서 회원국들에 하루 생산쿼터를 2백만배럴 늘리자고 공식 제안했다.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재무장관들도 주말 뉴욕회담에서 고유가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OPEC에 조속한 생산확대를 촉구했다.
OPEC에 대한 증산압력이 거세지면서 원유시장에 드리워진 수급 불안감이 조금은 완화되는 분위기다.
국제유가가 10일 만에 다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도 OPEC의 증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2백만배럴 증산 공식제안=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지난 주말(21일) 암스테르담에서 회견을 갖고 "오는 6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현재의 8백35만배럴에서 9백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알 나이미 장관은 "시장안정과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증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OPEC 회원국들에 하루 2백만배럴을 증산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선진국들의 증산압박이 거세지고 사우디까지 이를 공식 제안함으로써 OPEC 회원국들이 내달 3일 베이루트 정례회담에서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OPEC 의장이 주말 암스테르담 회담에서의 '증산결정 유보'를 발표하면서 "현재의 고유가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베이루트 모임에서의 증산합의를 거의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당분간 40달러선서 등락 가능성=OPEC의 증산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5일 연속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사상 최고치(5월17일 WTI 종가기준 배럴당 41.55달러)로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지난주에는 OPEC의 증산가능성,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87센트(2.1%) 하락한 39.93달러에 마감됐다.
WTI가격이 종가기준으로 40달러를 밑돌기는 지난 10일(38.93달러) 이후 처음이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도 배럴당 75센트 떨어진 36.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20% 이상 급등한 국제유가가 OPEC의 증산여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원유시장이 OPEC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러시아를 제외한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여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T는 OPEC의 원유생산 비중이 오일쇼크 당시(1974년) 절반 수준에서 현재는 3분의 1로 줄었지만 전세계 매장량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사우디의 증산여력은 하루 1백50만배럴 정도로 추정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