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압박해왔던 외부악재의 영향력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개되면서 과매도를 불렀던 투자심리도 점차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지만 일단 위기를 넘긴 만큼 안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널뛰기 장세에서 실적호전을 토대로 꿋꿋하게 버틸 종목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모멘텀 둔화,미국 금리 조기인상,유가급등 등 3대 악재가 약화되면서 증시가 서서히 실적장세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중순부터 가시화될 2분기 '프리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을 추려 지금부터 미리 관심을 갖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외부악재로 단기간에 급락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증시가 안정국면으로 접어들면 실적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실적으로 서보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에 주가가 2백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모든 악재가 노출된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6월말까지는 3대 변수의 영향력이 잠복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원칙에 기초한 투자를 상기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센터장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우 1분기에 보여줬던 실적 모멘텀이 최소한 2,3분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시선을 고정시킬 것"을 권유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개되고 기관의 손절매도 급한 대로 어느 정도 소화됐다"며 "추가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하방경직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종목을 탐색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동시다발적인 악재의 출현으로 덩달아 짓눌려왔던 실적호전주가 조정장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3분기 실적호전주에 주목 정훈석 동원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연속해서 전분기 대비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동원증권은 이같은 종목들로 제일모직 코오롱 신세계 롯데제과 LG전선 LG건설 삼성SDI 삼성전기 한샘 삼성테크윈 KTF 하나로통신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네오위즈 옥션 유일전자 등을 꼽았다. 정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2분기 예상실적을 조정할 필요도 있지만 이들 종목은 3분기에도 실적 모멘텀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이들 종목은 차이나 쇼크 및 고유가 문제로부터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몇 겹의 안전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영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통신장비 반도체·장비 전기전자 인터넷콘텐츠 등은 1분기에 이어 2,3분기에도 실적호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삼성SDI 동국제강 엔씨소프트 피에스케이 인터플렉스 등을 유망주로 추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