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닷새동안 열리는 '일본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협의회'(이하 국제연대협의회)에 참가차 이날 낮 서울을 찾는 북한 대표단은 군대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일제의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할 예정이다. 모두 9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홍선옥(여)씨는 지난 2월 출범한 '국제연대협의회 조선위원회' 위원장으로 현재 조선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조-중 친선협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대표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일제 위안부 피해자로 참가하는 리상옥(78.여)씨와 강제징용 피해자인 황종수(78)씨. 황해북도 신평군 출신인 리씨는 지난 43년 17살 되던 해 일제에 의해 한 동네에 있던 다른 2명의 처녀들과 함께 평안남도 순천 부근의 산골짜기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여기서 1년동안 치욕스런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하던 리씨는 같이 끌려간 처녀가 일본군에게 잔인하게 학살당하는 것을 목격한 뒤 그 곳을 탈출하기로 결심, 다른 1명의 처녀와 함께 야밤에 위안소를 극적으로 탈출했다. 황씨는 지난 44년 5월 고향인 강원도 창도군 오천리에서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당한 직후 그 해 7월 초까지 일본 홋카이도(北海島) 오다루에 있는 건설장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같은 달 중순 1천여명의 한국인 청장년들과 함께 수송선 '다이헤이마루'(太平丸.6천284t)에 승선, 사할린으로 향하던 중 배가 연합군의 어뢰에 맞아 침몰, 한국인 182명이 숨졌으나 황씨는 구사일생으로 생존, 슘슈도로 끌려가게 됐다. 이후 황씨는그 해 11월까지 슘슈도 군용비행장 건설 노동을 강요당했다. 이 밖에도 '조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연행 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 손철수 서기장과 계성훈 부서기장,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 및 유가족협회' 리성호 부서기장과 김영철 위원이 참가한다. 또 리연화 '아시아 여성들과 연대하는 조선여성협회' 서기장, 리명복 민족화해협의회 참사가 포함됐다. 우선 위안부 피해자 리씨는 본행사 첫날인 21일 오전 행사장인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당시 피해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홍 위원장과 손 서기장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피해'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특별세션에서 북측은 직접 준비해 온 위안부 관련 비디오를 상영하고 강제연행 피해자인 황씨가 증언을 한다. 본행사 둘째날인 22일 분과토론에서는 북측의 진행으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중국과 필리핀 등 다른 외국대표단보다 하루 더 체류해 `남북교류의 날'을 갖게 되는 북측 대표단은 23일 서대문형무소와 경복궁을 관람한 뒤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남측 인사들과 함께 자유발언 시간을 갖는다. 북측 대표단은 24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이징으로 출국, 닷새동안 이 행사를 마무리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