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내다본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의 장밋빛 전망에서 불과 2개월여 만에 600선까지 추락했다. 지난 3월 초 지수가 900선을 넘어 치달을 때 외국계 증권사들이 너도 나도 `GOKOREA, 1,000'을 외쳐대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상황이다. 중국발(發) 쇼크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국제 유가 급등 등 해외 악재는 국내 증시 수급 상황의 불안과 맞물려 936선까지 오른 지수를 불과 14일 만에 168 포인트나 떨어진 768까지 끌어내렸다. 대내외 악재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계 ABN 암로증권은 지난 14일 한국 증시가 12개월 내에 6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ABN 암로는 그 이유로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의 정점 도달, 내수 경기의 부진을 들었다. 특히 경기 순환에 극도로 민감한 한국 증시는 과거 OECD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에서 저점까지 떨어질 때 종합주가지수가 50%씩 빠진 점을 감안하면 6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ABN 암로는 설명했다. ABN 암로는 외국인이 올해 한국 시장에서 77억달러를 순매수했고 매입시점의 평균 지수는 880이었으므로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가 단기적으로반등할 때 외국인들이 손절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전 외국계 증권사는 앞다퉈 1,000 포인트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18일 대통령 탄핵에도 한국 증시는 1,000 포인트의 잠재력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주식의 저평가가 외국인의 자금을 계속 끌어들일 수 있고 하반기 경제 성장이 미리 반영돼 상반기 중 1,00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UBS 워버그증권은 같은 달 8일 기업 실적 호전과 주가 저평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근거로 내세워 종합주가지수 최고치 전망을 950∼1,000에서 1,050으로상향조정했다. 그나마 모건스탠리는 지난 2월16일 종합주가지수가 랠리를 보이고 있으나 전세계 경기 사이클이 변곡점에 다가서고 있어 1,000 포인트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증시 사정이 돌변하자 국내 주요 증권사도 1,000 포인트로 잡았던 지수 전망치를 900선, 또는 그 이하로 급히 수정하는 모습이다. 죽 끓듯 하는 증시 전망에 개인 투자자들의 허탈감만 더할 뿐이다. 모 증권포털업체 게시판에서 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은 계획적으로 주가를900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뒤 기관과 개인이 달라붙지 않자 눈치 빠른 헤지펀드가 먼저 이탈했고,..기관은 완충 역할을 하지도 않은 채 핫머니가 빠졌다는 식으로 개인을 안심시킨 뒤 자기들은 주식을 팔고만 있다. .."며 외국인과 기관을 싸잡아 질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