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북한 룡천역에서 발생한 열차폭발사고의 규모는 리히터 3.6 상당의 지진에 맞먹는 것으로 북한측 공식발표의 약 8배인 TNT화약 800t 폭발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빈에 주재하는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사무국이 조사한 지진파 자료를 인용해이렇게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사고규모에 대해 "1t 폭탄 100발 정도가 한곳에서 폭발한 것과 같은 파괴력"이라고 보도했으며 사고 원인은 초산암모늄 비료를 실은 열차와 석유탱크 열차가 전선을 건드리는 바람에 화물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TBT 사무국은 열차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의 설명과는 달리 "군사용 연료 등 강력한 폭발물에 의해 유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사고원인 분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사무국 관계자가 전했다. CTBT측은 핵실험 탐지용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 설치한 지진관측소를 통해 룡천역 열차폭발사고를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나가노(長野), 오이타(大分), 오키나와(沖繩) 등지의 지진관측소에서 룡천역 폭발사고가 관측됐다. CTBT는 각지의 관측소에서 보내온 자료를 국제데이터센터(IDC)에서 분석해 폭발규모 등을 추정한 후 관련 자료를 사고 1주일 후인 이달 초 회원국에 제공한 것으로전해졌다. 지난 1996년 도입된 CTBT는 서명국 모두가 비준해야 효력이 발효하나 미국과 중국, 파키스탄, 인도, 북한 등 핵보유국과 '핵보유 잠재국가' 등 44개국이 비준을 미루고 있어 자칫 조약이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