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1조1천억 프로그램 매물 융단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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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매물이 이틀간 1조1천억원이상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를 50포인트 가까이 밀어내렸다.
선물과 현물간 가격차이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차익거래가 2천9백2억원,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위해 15개 종목 이상(바스켓)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비차익거래는 2천5백68억원 매도우위였다.
옵션만기일인 전날 5천9백억원에 이어 이날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현상(백워데이션)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증시가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선물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세력은 거의 없는 반면 팔려는 세력은 많아 선물가격이 과도하게 급락했고 선물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 폭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위원은 "장중 한때이긴 하지만 베이시스가 -2까지 악화된 것은 지난 2001년의 9·11테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물가격의 이같은 극심한 저평가는 우선 차익거래에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게 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전날 옵션만기일이 끝난 뒤 매수차익잔고가 4천9백억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이날 백워데이션이 심하게 발생해 지금까지 좀처럼 청산기회를 찾지 못했던 매수차익잔고마저 매물화됐다"고 설명했다.
배동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6월 코스피(KOSPI)200 구성종목 변경을 앞두고 차익거래 매매자들이 차익잔고를 조기 청산하려는 심리가 상당히 강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투신권 인덱스펀드가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교체매매에 나서면서 대규모의 비차익매물마저 가세했다.
이영 연구원은 "인덱스펀드는 현물과 선물 중 어떤 것을 편입해도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있다"며 "하지만 이날 선물가격이 매우 저평가되자 투신권이 상대적으로 싼 선물을 사고 대신 기존 펀드에 보유중이던 현물을 파는 교체매매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런 거래를 하게 되면 인덱스펀드 입장에서는 선물의 저평가분 만큼을 추가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 연구원은 "차익거래 쪽에서는 매수차익잔고가 2천억원 수준으로 떨어져 추가 매물화될 물량은 미미하겠지만 비차익거래 쪽에서는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 상황에 따라 인덱스펀드의 추가 교체매매 등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균 연구위원은 "백워데이션 폭이 확대될 경우 매도차익거래(선물매수+주식매도)가 신규로 발생하면서 차익거래 쪽에서마저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매수차익잔고가 적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