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한국의 날 세미나'에는 4백여명의 국내외 정부·금융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구조개혁 등 한국의 경제과제와 중국쇼크,미국 조기 금리인상설 등 주요 국제 경제현안에 대해 토론을 가졌다. 이날 예정됐던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는 참석자들 일정이 엇갈려 16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기업개혁 '논란'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개혁을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스탠리 피셔 씨티그룹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들은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대만 인도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경쟁기업들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한국 재계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월가 입장을 대변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배구조 등 개별기업이 선택해야 할 분야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보단 투명성 확보와 공정경쟁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임을 강조,뉘앙스의 차이를 드러냈다. 노동시장 문제와 관련,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시장 경직성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려면 사회안전망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며 "한국이 노동시장 안정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쇼크와 미 금리인상 가능성에 관심 핑 추 S&P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방침과 관련,"중국이 과열경제를 누그러뜨리는 과정에서 경착륙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연착륙 가능성이 더 크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수정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 중국 경제의 과열 양상은 10년 전과는 달리 일부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며 "중국 정부는 경기사이클의 움직임에 훨씬 앞서 과잉 성장세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어 중국 경제를 진정국면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셔 부회장은 이날 이 부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3,4월에 이어 5월에도 좋게 나온다면 미국 통화당국이 6월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전했다. 피셔 부회장은 미국의 도매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신규 일자리도 3월(34만개)과 4월(28만개) 두 달 동안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경기 호전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에 따라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 조기 금리 인상설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최 국장은 분석했다. 제주=박수진·김인식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