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렬(韓成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북한 핵문제 해법으로 "한반도에 군대를 두고 있는 모든 나라"가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주장해 주목된다. 한 차석대사는 12일 가진 유에스에이투데이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군대를 두고 있는 모든 나라들이" 영구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차석대사의 말을 `남북한과 미국이 서명하는' 평화협정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조(북한)-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남북간엔 조-미평화협정 체결후 별도 군사회담 개최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한 차석대사의 말이 `한국.미국과 북한 3자가 동시 서명하는' 협정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북-미간, 남-북간 2개의 협정'을 뜻하는 것인지는 이 기사만으로는 분명치 않다. 한 차석대사는 또 리비아의 핵포기 선례를 따르라는 미국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그러나 리비아의 핵포기 선언 과정에서 있었던 "막후 비밀채널을 비롯해 어떤 류의(북미간) 직접 대화든지 내 생각에 엄청나고 의미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북미간 직접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대남, 대일 관계개선 움직임이 한.미.일 3국 공조체제에서 한.일과 미국을 이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나라들간 틈을 벌이자는 게 우리의 전략이 아니라, 모든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자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핵 물리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지난 99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핵무기 3개를 직접 봤다고 말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한 차석대사는 "핵무기 3개를 같은 장소에" 보관한다는 것은 기술.전략 측면에서 어불성설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한 차석대사는 북핵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와 관련, 북한은 "인내력과 신축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으나 진전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한 차석대사가 영어권 신문과 인터뷰를 한 것은 거의 2년만에 처음이라며, 한 차석대사의 말은 북핵 6자회담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데 대한 북한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