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군사 당국이 제1차 남북장성급회담 26일개최를 앞두고 개최 장소를 둘러싸고 기선제압을 겨냥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북한이 군사 문제만큼은 정전체제상 미군과 대화해야 한다며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에서 남북 접촉을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있는 북측의 정전협정 무력화공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말해 어쭙잖은 남북간의 신경전이 향후 장성급 회담의 실질 성과와 직결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2일 오전 9시 50분께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유영철 대좌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제1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을 5월 26일 오전 10시 북측 지역금강산에서 개최하며 이를 위한 연락장교 접촉을 5월 14일 10시에 갖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북측의 통지를 기다리던 국방부는 정작 대외발표에 앞서 고민에 빠졌다. 북한이 통상적인 군사 실무접촉 장소인 판문점 내 자유의 집(남측)과 판문각(북측)이 아닌 '제3의 장소'로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현장 군사분계선(MDL) 선상에서 접촉하자고 제안했기 때문. 현재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연결구간은 남쪽 1.8㎞ 구간 포장공사를 마쳤으나 이번 주 북쪽 구간에 대한 포장 공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대형 트럭과 중장비가오가는 허허벌판이다. 국방부는 고민 끝에 발표 내용 가운데 14일 연락장교 접촉 장소를 생략해버렸다. 이 때문에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국방부 당국자는 '제3의 장소'라고 답변했다. 26일로 예정된 남북장성급회담의 개최 장소 역시 국방부는 이해하기 힘들다는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전통문에서 개최 장소를 금강산으로만 표시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지역에서 군사 문제를 논의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남북장관급회담이 개최된 바 있는 금강산여관이 유력하나 6월 말까지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남측 구역인 해금강호텔에서 개최될 가능성이점쳐지고 있다. 대북 협상에 참여한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해금강호텔의 경우 장소가 협소하고보안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