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같은 15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조사에서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올해는 인도보다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발표는 세계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철강 및 자동차 등 전통산업 분야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산업을 포함한 첨단산업분야는 오히려 팽창시켜 산업구조 고도화로 전환하겠다는 것.


현재 세계 전자산업의 판도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중국에 의해 변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모든 외국인 투자를 거의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인접에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중소기업의 공동화가 심화되고 대기업의 사업구조 개편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이미 세계시장의 10%가 넘는 세계 3위의 전자제품 생산 대국으로 부상했고 우리는 5%로 4위로 밀려나고 있다.


반면 전자산업 경쟁력 수준은 현재 대체적으로 한국이 중국에 4년정도 앞서 있으나 그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3년 후면 중국과는 2년 전후의 격차로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ㆍ중간 전자제품의 무역의존 관계는 그동안의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경쟁관계로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은 한국의 액정디스플레이업체를 통째로 매입해 자국에 가져가기도 했으며 하이얼사는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우리 가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급부상은 세계 IT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제회복에 상당히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 것도 사실.


이런 양면성을 지닌 한ㆍ중간의 전자산업을 세계적 위상으로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상호협력을 통한 공존공영의 전략이 필요하며 나아가 우리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된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천방안으로는 우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과학연구 강화체제가 필요하다.


원천기술은 관련제품의 기본적인 개념을 규정하는 기술로서 장기간의 기초과학 축적에서 발현되는 것.


우리나라는 연구과제 선정부터 대부분 산학연 공동연구를 전제로 제품개발 목표를 규정해 기초기술을 생략하고 바로 제품개발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기초연구만 하는 전문연구기관을 구축해야만 동북아 R&D 중심 국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이업종 융합기술을 발굴 육성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카메라폰의 경우 본래의 전화기능 외에 줌카메라, 동영상촬영, 플래시 등이 부착되어 있다.


이는 전자기술, 광학기술 및 정밀기계기술이 결합된 이 업종 융합기술의 결정체.


특히 전자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품의 모듈화 개발 및 규격을 서둘러야 한다.


모듈화의 의미는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부품이나 부품의 결합체를 일정 규격으로 통일하고 표준화한 부품 덩어리이다.


앞으로 디지털TV가 이러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해 미국의 컴퓨터업계들 이 디지털TV 생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가전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필히 부품의 모듈화를 꽤하여 경쟁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ㆍ중간의 전자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보완적 자산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측의 벤처경영능력 및 생산기술능력, 중국화교들의 잠재된 제품 기술개발력 및 마케팅력, 중국의 노동력과 시장을 결합할 경우 매우 긍정적인 협력체제가 될 것이기 때문.


이에 따라 공동체는 초기에 한ㆍ중 양국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점차 일본, 대만 등을 참여시키고 아시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면서도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잘 반영한 제품, 아이디어와 문화가 체계화된 상품,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산체계만이 기업들의 생존방법이다.


결국 이같은 제품이나 생산 체계의 변화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기업보다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에게 오히려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제를 떠받치는 것은 산업이며 산업을 끌고가는 것은 기업"이라며 "결국 한 나라의 경쟁력은 기업 경쟁력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즉, 글로벌 개방경제체제 하에서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스스로의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경쟁력 강화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