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악재에도 정부 갈팡질팡] '롤러코스터'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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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차이나 쇼크,미국의 금리 인상 등 트리플 악재가 경제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유독 한국 경제에는 더 큰 충격파가 미치고 있다.
냄비 증시 등 취약한 경제구조가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이번주 들어 종합주가지수 낙폭은 5.6%로 대만 가권지수 하락폭(2.5%)의 두배를 웃돌고 있다.
일본의 4.6%보다도 높다.
아시아 국가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11일에도 한국 시장은 전날의 불안감이 그대로 이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백13.28엔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날 또다시 5원40전이나 급등했다.
주식시장은 매수 주체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개장 30분 만에 25포인트의 변동폭을 기록하는 등 요동쳤다.
이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심하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외평채 10년물(2013년 만기) 가산금리가 지난달 말 0.73%포인트에서 10일 0.91%포인트로 0.18%포인트나 급등한 게 이를 말해준다.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 거시적인 악재가 돌출하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무의미한 정책 논쟁에 휩싸여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높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안한 시장
이날 주식시장은 외견상 상승세를 보였지만 내용은 낙제점이었다.
외국인 매도세는 규모가 줄었지만 유지됐다.
기관은 정부의 매도 자제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내놓았고,개인투자자는 발을 빼는 모습이 완연했다.
대만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외국인 매물을 3천억원어치 이상 받아냈지만 국내에서는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못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거래가 안 되면서 주가가 폭락한다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신호 중 하나"라며 "매수세력 실종은 시장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특별히 한국 시장에만 더 큰 충격을 줄 요소가 아니었는데 한국 시장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부각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이 발등의 불이다.
한국무역협회가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유가가 5달러 오르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55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국 43억달러,인도 35억달러,태국 22억달러,필리핀이 8억달러 줄어드는 것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한국의 GDP는 6천52억달러로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0.6%,중국 0.3% 등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의 원유 도입액은 작년 2백30억달러로 중국(1백98억달러)보다 많았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는 대응책 마련은커녕 정책 방향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업종의 수출 호조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을 펀더멘털 개선으로 착각했었다는 게 입증되고 있다"며 "특히 거시적인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