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프린터 시장 규모는 1천억달러 정도로 반도체(4백억달러)나 TV(6백억달러) 시장보다 훨씬 큽니다. 삼성전자는 프린터 시장에서도 강자로 우뚝서기 위해 전사적으로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레이저 프린터 분야에서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삼성전자의 이정식 상무(국내영업사업부ㆍ마케팅팀 팀장)가 밝힌 사업 비전이다. 삼성전자 프린터와 PC, LCD모니터 부문의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 상무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성장 잠재력이 큰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와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주력 제품으로 삼아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프린팅 속도와 저렴한 유지비를 원하는 잉크젯 헤비 유저를 대상으로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의 대중화를 추진한다는 것.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를 19만9천원에 보상판매하는 행사로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 시장을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올해도 국내 유통조직망을 강화하고 제품을 직접 체험한 뒤 구입할 수 있는 '무료 체험 행사'를 실시하는 등 홍보ㆍ마케팅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터넷으로 EBS 수능강좌를 듣는 중ㆍ고생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가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기술개발과 제조역량 육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이뤄졌다"며 "삼성은 매년 매출액의 8%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비(R&D)로 투자해 왔다"고 말했다. 이는 제조업체의 평균 연구개발 투자보다 2배나 큰 규모다. 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등을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칩 하나에 접목시킨 '시스템 온 칩(System On Chip)'을 독자적으로 개발, 프린터 속도를 높이고 제품 크기를 줄였다"며 "최근에는 동급 최저 소음의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자체 개발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전세계에 총 6개의 R&D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레이저 프린터는 지난 2000년 '삼성' 브랜드로 첫 제품을 내놓은 후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2000년 2%, 2002년 9.8%, 2003년 15%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재 세계 2위 프린터 회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러시아 에콰도르 등 6개국에선 레이저 프린터 시장 1위 업체다.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린터 회사가 됐다는 게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이 상무는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몰려 있는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발판으로 1위 자리를 굳히고 경쟁력을 강화한 뒤 수출비중을 앞으로 80% 이상으로 높여 나가겠다"면서 "고급화ㆍ고화질의 '제값'을 받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