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외환 위기 당시 최악의 수준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8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설비투자액(2000년 기준)은 지난해 71조4천359억원으로 2002년의 72조5천564억원에 비해 1조1천205억원이 줄었다. 이는 지난 95년의 71조2천260억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96년의 77조7천592억원에 비해서는 오히려 8.1%가 적은 금액이다. 실질 설비투자액은 명목액에서 물가 상승 또는 하락분을 제거한 것으로 투자액의 실질적인 증감 추이를 파악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실질 설비투자액은 97년 70조3천83억원에서 외환의 위기 충격으로 98년 40조5천861억원과 99년 55조5천129억원으로 급감한 뒤 2000년 74조1천607억원, 2001년 67조4천884억원 등으로 70조원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실질 설비투자액 가운데 선박, 항공기, 철도차량, 트럭 등 운수장비 투자액은작년에 15조599억원으로 전년의 17조1천838억원에 비해 12.4%가 줄었다. 이는 95년의 18조2천388억원에 비해 무려 17.4%가 작은 규모다. 정밀기계, 일반기계, 전기전자기계 등 기계류 투자액은 작년에 56조3천760억원으로 95년의 52억9천873억원보다는 많았으나 96년의 57조8천909억원에도 못 미치는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투자가 부진한 것은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이 계속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설비투자 부진이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으로 이뤄지는 실질 총고정자본형성은 작년에198조3천786억원으로 95년의 181조3천452억원보다 9.4%가 많았다. 이는 설비투자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실질 건설투자액이 105조659억원에서 116조575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