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풍경은 장 주네 원작의 연극 '발코니'를 12~1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 서울연극제 공식 초청작인 '발코니'는 유곽과 혁명을 소재로 한 정치 풍자극으로 장 주네의 작품 중 가장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꼽힌다. 혁명군의 우두머리 로제가 창녀 샹탈을 앞세워 왕궁을 공격하자 여왕을 비롯한 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왕궁의 칙사는 사라진 권력체계를 세우기 위해 유곽의 여주인 일마와 단골 손님들에게 각각 여왕과 귀족 행세를 해 줄 것을 부탁한다. 가짜 권력자들의 행진이 유곽의 발코니에서 진행될 즈음 경찰서장이 반란을 진압하고 쫓기던 로제는 유곽에서 경찰서장 놀이를 하게 된다. 왕궁의 부패한 이미지와 동일시된 유곽은 물거품 같은 권력과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전과자 출신의 작가 장 주네는 다섯편의 희곡을 남겼으며 모든 작품들에서 인간의 본질과 실존 문제를 다뤘다. 일마 역은 일본에서 중견 연기자로 자리잡은 한국 배우 나자명이,왕궁의 칙사 역은 탤런트 김명수가 각각 맡았다. 황연희 김정호 이용근 임채용 등도 출연한다. 연출은 극단 풍경의 대표이자 '하녀들''평심' 등을 연출한 박정희씨가 담당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