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20개 농산물 수출국 그룹(G20)이 농산물 시장접근을 위한 기존 구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G20의 리더인 브라질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8월중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마련해 같은해 9월 칸쿤 각료회담에 제출했던 혼합관세 감축공식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의 축인 농산물 자유화협상에 새로운 걸림돌이 돌출함에 따라 오는 7월말까지 DDA협상의 프레임워크(기본골격)을 마련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목표 실현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혼합 관세감축 공식이란 선진국과 개도국 그룹의 대립을 조정할 목적으로, 품목별로 차등적인 농산물 관세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우루과이 라운드(UR) 방식과 스위스 방식, 무관세 등 3개 방식을 절충한 형태다. WTO관측통들은 G20의 이같은 입장 천명으로 농업협상에 난기류가 조성됐다면서 칸쿤 각료회담 당시와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루이스 코레아 제네바 주재 브라질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혼합관세감축 공식은 미.EU 양측의 이해를 크게 반영한 반면 대다수 회원국들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면서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주간 다른 G2국가들과 가진 논의를 통해 ▲혼합 관세감축 공식은 시장접근을 대폭 개선하는데 실패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세감축폭을 검토한 결과도 선진.개도국간에 불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코레아 대사는 결국 혼합관세감축 공식은 균형있는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이 G20의 공통된 입장이었다면서 당분간 다른 WT0회원국들의 반응을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하고 다른 국가들의 입장 개진과 새로운 제안으로 제안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G20이 혼합관세감축방식을 거부하면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G20은 문호를 닫은 것은 아니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만 답했다. G20은 이미 지난달 하순에 열린 WTO농업위원회 2차 특별회의에서 혼합관세 감축공식에 문제가 있다며 이른바 '구간대(BANDING)' 방식을 제시, 회원국들의 의중을 탐색했으나 회의적 반응을 얻은 바 있다. WTO농엄위원회는 이달에는 다음달에 2차례(2-4일, 23-25일), 7월 14-16일에 특별회의를 각각 가질 예정이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