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정부의 기업정책에 혼선이 잇따르고 있다. 노동조합의 부실기업 인수 추진에 대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기업규제 조치를 놓고는 재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간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7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정부의 기업규제 드라이브를 정면 비판하는 등 정부와 재계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경제장관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총선 이후 소수 정당의 목소리만 크게 부각되고 그것으로 인해 나라정책 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정부마저도 우왕좌왕하는 모습,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장관들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대우종합기계 매각 입찰에 개입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노조,이들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내비쳐 논란을 빚고 있는 청와대 일부에 대한 간접 비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정우 대통령 정책기획위원장은 이달 초 관계부처 책임자 회의를 주재해 부실기업 매각에 노조의 참여를 허용토록 관련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등 기업구조조정 현안에 본격 개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계열금융사 보유주식 의결권행사 한도 축소'와 '계좌추적권 연장'에 대해서도 재경부는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과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제기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경제단체 부회장단은 이날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기업 투자를 촉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맞춰져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며 경제원리에 입각한 정책을 펴줄 것을 촉구했다. 노동계의 경영참여 요구에 대해서도 "노조의 경영참여는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요구가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경제회복의 동력을 상실케 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계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승윤ㆍ장경영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