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공국(FAA)이 2001년 9.11 테러 직후6명의 항공 관제사들이 당시 상황을 증언했던 녹음 테이프를 파괴했다는 교통부 보고서가 6일 공개됐다. 녹음 테이프의 존재 사실은 지난해 9∼10월께 의회 9.11 조사위원회가 뉴욕 항공교통통제센터 직원과 면담하면서 알려진 바 있다. 교통부의 케네스 미드 감찰관은 이날 조사위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뉴욕 항공교통센터가 사고 발생 후 몇 시간 뒤에 관제사들에게 추후 법적 처리 과정에서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상황을 녹음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테이프는 2001년 12월∼2002년 2월 사이에 상급자에 의해 파괴됐다고 밝혔다. 미드 감찰관은 당시 그 상급자는 항공기 사고와 관련된 모든 관제사들은 서면으로 보고서를 남기도록 한 FAA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테이프를 파괴했다며 "아무도 녹음 내용을 듣거나 받아적거나 복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드 감찰관은 이번 사안을 뉴욕 연방검찰에 수사의뢰했으나 검찰측은 범죄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수사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고서에서 테이프 파괴를 은폐행위로 규정하지는 않았으나 9.11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가치있는 정보가 사라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AP.블룸버그=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