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1백16.1%로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보다도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도 기업들이 투자를 않고 있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커 향후 국내 산업발전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출액 10억원 이상 3천5백17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6일 내놓은 '2003년 기업재무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부채비율은 1백16.1%, 차입금 평균금리는 7.5%로 각각 사상 최저수준을 보였다. 특히 부채비율은 미국(1백54.8%), 일본(1백56.2%)보다도 낮아졌다. 또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4.98%로 197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배당률도 7.9%로 80년 이후 가장 높았다. 현금보유량을 보여주는 당좌비율(당좌자산÷유동부채×100) 역시 84.2%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제조업체들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약 65조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설비 투자동향을 보여주는 기계장치증가율은 마이너스 0.2%로 전년에 이어 또다시 감소세를 기록,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전체 영업이익 44조원 가운데 상위 5대기업(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기아자동차)의 비중은 32.9%로 전년 31.1%보다 약 2%포인트 높아졌다. 경상이익률도 삼성전자 15.8%를 비롯 5대기업은 평균 11.7%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3.1%에 불과했다. 부채비율 역시 5대기업은 63.8%인 반면 중소기업은 1백42.1%에 달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