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항공이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다. 파산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회사의 자구안에 대한 노사극적 합의에 달려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알리탈리아항공은 4일(현지시간) 밀라노증권거래소에서 오후장 개장초 주가가 15%나 급락함에 따라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의 현 경영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이날 주가 폭락은 회사 재건계획을 놓고 노사가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협의에 참가하고 있는 정부 각료가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발언, 위기설을 확산시키면서 빚어졌다. 알리탈리아는 이날 완료된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항공간 합병 참여를 목표로, 경영진이 지난주 약 2만1천명의 종업원중 3천200명 규모의 삭감을 노조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측에서 이에 반발해 파업으로 맞서 대다수 항공편이 결항, 회사측에 추가 손실을 주고 있다. 이 사태를 타개하기위해 정부의 중재로 노사가 3일부터 협의를 시작했으나 진전을 보이지않고 있다. 회사측은 오는 13일까지 구조조정안에 대한 노사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삭감에 대한 노조측의 반발이 워낙 강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사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정부에서는 민간항공 부문 전반에 걸친 지원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알리탈리아항공을 간접 지원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알리탈리아의 지분 62.39%를 보유하고 있는정부로서는 파산절차를 밟거나 항공사를 특별 관리하에 두는 2가지 방안을 검토할수 있다. 하지만 파산처리는 관련된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할때 실현성이 적다. 후자의경우는 채권자들로부터 보호막을 제공하되 정부 파견 관리인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 인력삭감 등 구조개혁을 단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알리탈리아를 부분 민영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로코 부티글리오네 유럽담당 정책장관은 알리탈리아가 회생하려면 "모든 당사자들이 양보를 해야한다"고 촉구하면서 "알리탈리아가 구제될 수도 있겠지만, 도산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탈리아는 지난해 약 5억1천만유로(약 6억1천700만달러)에 달하는 세전 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9% 감소한 43억2천만유로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들은 올들어 시작된 노조측의 빈번한 파업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회사의 운영에 파멸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리탈리아 이사회는 이날 보유 현금자산이 지난해말 5억1천만유로에서 2억유로정도로 급격히 줄어 자금조달 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표명, 이날의 주가폭락을 부채질 했다. (밀라노 AFP=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