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의 대중국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일본경제를 13년 장기 불황에서 끌어낼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아시아 경제는 부실한 내수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수출 덕분에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작용해온 중국이 '차이나 쇼크'를 계기로 아시아 각국에 부작용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4일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사례를 소개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양날의 칼'이라고 표현했다.


◆대중국 수출로 먹고산다=중국이 세계 3위 수입국이 된 지난해,아시아 각국의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나라들은 필리핀 96%,태국 58%,한국 51%,싱가포르 49%,일본 39%로 모두 아시아권이다.


일본은 지난해 중국에 6백억달러어치의 기계 전기부품 시멘트 철근 등을 팔아 연간 수출 증가액 중 79%를 중국에서 확보했다.


지난해 일본 경제는 예상을 깨고 2.7%나 성장했다.


대만은 지난해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34%인 4백98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유럽 수출이 감소 추세인데도 대만의 제조업이 버티는 이유는 매년 대중 무역에서 4백억달러씩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의 대중국 수출은 올해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싱가포르는 3일,지난 4월 제조업지수가 55.2(50 이상이면 경기 팽창)를 기록해 11개월 연속 제조업생산이 늘었다고 발표하고 GDP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3∼5%에서 3.5∼5.5%로 상향조정했다.


◆부작용 우려=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지난 2일 "중국에 코가 꿸수록 중국발 불안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중국 덕분에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워낙 많아서 중국 경제가 불안해지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출로 먹고 사는 아시아 각국에 중국 경제가 미치는 파장은 더욱 크다.


중국발 '나비 효과'의 파괴력은 지난달 말 이미 입증됐다.


'과열을 진정시킬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한 마디로 아시아 각국 증시가 줄줄이 폭락했다.


4일 대만 공상시보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대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다"며 "중국에서 재채기를 하면 대만은 독감에 걸릴 지경"이라고 보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