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항암효과 100배 높인 항암제 개발 안창호 美렉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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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RX-0201'에 대해 2007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아 세계시장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 신약은 2백억달러로 추정되는 항암제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렉산의 안창호 대표는 "회사 설립 3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제를 개발한 데 대해 바이오 업계와 의학계가 놀라고 있다"며 3일 이같이 밝혔다.
렉산은 지난 1일 전(前) 임상시험 결과 난소암 신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13가지 암세포군에서 기존 항암제보다 1백배가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RX-0201 항암제에 대해 FDA에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렉산은 오는 6월 세계적인 암 연구기관인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롬바르디 암센터와 공동으로 미국 한국 영국에서 동시에 임상 1상에 들어간다.
특히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희귀 의약품'(Orphan Drug)으로 신약 허가를 얻을 계획이다.
희귀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을 경우 임상 2상 후 곧바로 시판에 들어갈 수 있다.
"기존에 나와 있는 항암 치료제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하는 B52폭격기라고 한다면 RX-0201은 암세포만을 골라서 파괴하는 것으로 레이저로 유도되는 크루즈 미사일과 같습니다."
렉산은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있다.
코스닥기업인 렉스진바이오텍,종근당,KT&G 등이 항암제 물질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해 설립한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락빌은 세계 최고의 바이오테크 단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기업 연구소 대학들이 몰려 있어 바이오 연구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렉산이 있는 곳에서 반경 10마일(약 16㎞) 이내에 FDA와 미국 국립보건원(NIH),미국의 대표적인 바이오테크기업인 지놈사이언스,진로직(Gene Logic) 등이 있습니다.
렉산은 이들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RX-0201도 렉산이 혼자서 개발한 게 아니라 이들 네트워크를 활용한 덕분"이라며 "RX-0201에 대한 임상시험을 세계적인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안 대표는 지난 88년 에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설된 FDA의 항바이러스 심의부 창설멤버로 들어갔다.
그는 심의 능력을 인정받아 3년 만에 FDA 역사상 처음으로 수석 심의관과 연구실장을 동시에 맡았다.
10년 동안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항암제 개발과정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활용,RX-0201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에 힘입어 설립 3년 만에 세계 최고수준의 항암제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렉산은 올해 미국 내에서 영향력이 큰 인사 두명을 새로 영입했다.
하베스트뱅크 회장 및 메릴랜드 바이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존 할러데이,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을 지낸 데이비드 매킨토시가 바로 그들이다.
안 대표는 "바이오 분야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기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며 "렉산은 세계적 제약사와 항암제 부분에서 제휴를 맺고 이들을 파트너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