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조정국면 당분간 지속…'금리'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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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문에 이어 국내 재테크 시장에서도 해외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이후 국내 재테크 시장은 일정한 방향성이 없는 혼조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이라크 전쟁 이후 부동산과 함께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었던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증시를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주가도 내리고 고객예탁금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채권시장도 아직까지 자금유입이 지지부진하다.
투신권의 단기채권형 상품에 자금유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최근 국내경기 상황을 보면 다른 국가처럼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데에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주택거래신고제 실시 이후 부동산 시장도 주춤거리고 있다.
서울 강남의 경우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비교적 크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하락세가 주택거래신고제 지정지역 이외의 인접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종전의 부동산 투기억제책과 달리 이번에는 투기억제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해 주는 현상이다.
반면 지난 3월 이후 내국인들의 해외투자는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 꾸준히 늘기 시작한 내국인들의 해외투자는 3월에는 43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월별 규모로는 사상 최고치다.
특히 국제수지표상의 기타 투자와 오차 및 누락항목에서 순유출 규모가 늘고 있는 점을 예의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해외펀드를 비롯한 증권투자보다는 해외부동산에 내국인들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후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 펀드를 중심으로 해외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보면 올 들어 한국인들의 주택소유 비율이 미국 국민을 제외하고는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증시여건을 감안하면 최근의 조정국면은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대로 내년 상반기가 세계경기의 정점이라면 올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또 세계 각국들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하면 증시 투자자금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경제의 변수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과 경기과열 정도를 감안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축정책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도 지금과 같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의 과반의석 확보와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로 특징되는 17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은 지금보다 강화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다만 앞으로 세계 각국들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혼미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재테크 시장엔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재테크 생활자들이 채권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보다는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는 재테크 시장의 공동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자본의 해외유출이 심해질 경우 정책당국의 규제책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