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파 이슬람 저항세력의 본거지인 팔루자 지역에서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과의 교전 중 민가와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22일 오전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19일 바그다드와 팔루자 부근 피난민 거처 7곳을 3차례 방문, 난민 증언을 토대로 `이라크 팔루자 학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2월 이라크에서 활동했던 평화운동가와 국내 평화운동단체가 함께 만든 단체로 윤정은(31.여)씨 등 2명의 활동가는 이라크에서 세르민(53.여)씨와 알리 알 두레미(25)씨 등 이라크 현지인과 함께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미국의 팔루자 공격개시 첫날인 5일부터 민간인의 피해가 발생했고 미군은 민가와 무자헤딘 은신처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는 한편 팔루자 시내 두개의 다리를 봉쇄해 환자후송도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누리예 시미크(52)씨는 "미군은 팔루자로 진입하기 위해 탱크를 몰고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교전은 엄청났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오후부터는 미군이 집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고 민가가 온통 파괴됐으며 야간에는 아파치 헬기가 로켓을 쏘아민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다아 아우바이드(56)씨는 "공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그러나 우리는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병원에 가는 다리가 봉쇄됐다"고 증언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미군이 팔루자 지역에서 사원,앰블런스 등 종료.의료시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가했고 저격수를 동원, 민간인을 사살했다는 증언도 있다고 강조했다. 무하메드(44)씨는 "미군은 심지어 환자를 후송하는 앰뷸런스를 공격했고 무자헤딘이 모스크에 숨어있다고 하면서 모스크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또 미군의 공습으로 팔루자를 떠나 바르다드로 향하는 피난행렬이 시작됐는데 미군이 바그다드 인접 지역에서 피난민을 봉쇄, 피난민들이 사막에 갇혀 지내야 하는 고통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팔루자에서 탈출, 바그다드로 들어오지 못하고 사막에 갇혀 있거나 피난 도중 실종, 사망한 사람은 현재 파악이 불가능하고 사막지역 펩시콜라 공장에 미군이 몇백명의 피난민을 가두고 며칠째 감금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팔루자 봉쇄가 풀리면 조사단을 구성해 사진 및 영상기록 등을 남기기 위해 추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